전 국민의 기대 속에 시작된 금강산 관광이 11주년을 맞았으나 지난해 7월 발생한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으로 1년4개월째 파행을 겪으면서 육로관광 출발지인 고성지역은 썰렁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현대그룹의 핵심적인 대북사업인 금강산관광이 시작된 것은 지난 1998년 11월18일.
2만8천t급의 호화 유람선인 금강호가 882명의 관광객을 태우고 동해항을 출항하면서부터 시작돼 2003년 2월부터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육로관광시대로 접어들었다.

이에따라 육로관광 출발지인 강원 고성군은 금강산 관광의 관문으로 새롭게 주목받았으며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지역경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7월11일 발생한 관광객 피격사망사건으로 관광이 중단된 후 1년4개월째 재개의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금강산 관광에 의존했던 고성지역 경제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고성군에 따르면 관광중단 이후 고성지역에는 월평균 20여억원이 훨씬 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관광중단 이후 3개월 만에 거진읍과 현내면에서는 55개 업소가 휴업하고 종업원 96명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고성지역 전체에서는 금강산관광 관련업체 종사자 276명 등 모두 413명이 실직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7번 국도와 46번 국도 주변의 경기가 크게 위축되면서 음식점과 모텔, 콘도미니엄 등의 매출도 크게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고성지역에서는 금강산 관광이 하루속히 재개되길 고대하고 있다.

지난 9월 고성군 이장단협의회는 "금강산관광은 반세기 동안 끊겼던 민족의 허리를 잇는 역사적 사명으로 실향민의 아픔을 달래고 남.북 고성의 교류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반드시 재개돼야 한다"며 "금강산 육로 관광이 조기에 재개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대정부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관광중단 이후 음식점을 휴업한 김모(51.현내면)씨는 "지난 8월 방북했던 현정은 현대그룹회장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합의했을 때만 해도 기대가 높았는데 최근 서해안에서 남북 해군 간 교전이 발생한데다 관광재개에 대한 정부의 조건도 불변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것을 보면 관광중단이 오래갈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황종국 고성군수도 "관광중단으로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하루속히 관광이 재개됐으면 하는 것이 고성군민 전체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mom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