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오일 교환시기입니다. 확인하세요. '

현대자동차의 신형 쏘나타(모젠 내비게이션 장착모델)를 구입하면 이 같은 자동알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자동차가 주행거리를 계산해 엔진오일 브레이크패드 등 소모품 교환시기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똑똑해지고 있다. 첨단 정보기술(IT) 장치를 대거 탑재한 전자기기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오는 24일 출시하는 준대형 세단 K7에 '웰컴 라이팅' 기능을 넣었다. 스마트키를 갖고 있는 운전자가 차량에 접근하면 조명을 밝히고 사이드 미러를 펴준다. 앞창 김서림을 감지해 별도 조작 없이 자동으로 제거하는 '오토 디포그 시스템'도 달았다.

현대차 제네시스와 에쿠스,쌍용자동차 체어맨W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적용됐다. 레이더 센서가 앞차와의 거리를 측정한 뒤 스스로 가속 및 제동장치를 제어하는 방식이다. 무인 자동차의 초기형 모델인 셈이다.

GM대우의 라세티 프리미어는 운전자가 열쇠를 차 안에 둔 채 문을 닫았을 때 신호를 세 번 울려준다. 고속 주행 중 풍절음 때문에 음악을 감상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음량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윈스톰 맥스엔 밤길 운전을 도와주는 장치가 있다. 짐을 많이 실어 차량이 한쪽으로 기울면 오토 레벨링 시스템이 전조등 높낮이를 알아서 맞춰준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뉴 SM3에 비접촉식 문열림 장치를 달았다. 문고리에 손을 대기만 해도 센서가 이를 감지,문을 열어주는 기능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8월 내놓은 뉴 E클래스엔 운전자의 주행 습관을 기억했다가 졸음 등으로 평소와 다르게 운전하면 계기판에 경고등을 표시하는 장치가 달렸다. BMW의 760Li는 야간 운전 중 전방 300m 앞까지의 장애물을 모니터에 나타내준다. 하이빔 상태로 주행하다 맞은편에서 차량이 다가오면 전조등 각도를 낮추는 기능도 있다.

GM 코리아가 지난 16일부터 판매한 캐딜락 올뉴 SRX엔 한글 음성인식 시스템이 탑재됐다. 우리말로 전화를 걸거나 라디오 주파수를 맞출 수 있다. 내비게이션을 켠 후 음성으로 목적지를 설정할 수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과거 고급 승용차에만 탑재되던 첨단 장치들이 소형차까지 확대되는 게 요즘 추세"라며 "2015년께면 자동차의 전장 비중이 40%를 넘어서면서 기계가 아닌 전자장치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