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횡보하는 장세가 4개월째 이어지는 중이다. 동조화 흐름을 보이던 미국이나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브라질 · 러시아 · 인도 · 중국) 주가와는 다른 흐름이다. 미국 경제의 더블딥(경기 이중침체) 우려와 원화강세에 따른 수출기업 수익성 악화 전망,매수주체 부재현상이 투자심리를 냉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방향성 없이 표류하다 보니 거래량이 줄어들고,조그만 외부 충격에도 심하게 출렁거리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주가 상승을 고대했던 투자자들은 번번히 제동이 걸리는 것을 보면서 지금이라도 펀드를 환매해야 할지,아니면 투자를 시작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실 리먼사태로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웠던 지난해 10월부터 1년 간은 어떻게 보면 오히려 증시에 투자하기가 수월했다. 금융위기로 최악의 상황을 맞기는 했지만,위기의 그림자가 서서히 걷히면서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작년 10월 주가 급락 당시 가입했던 주식형펀드 중 거치식으로 가입한 투자자금은 70% 이상의 수익을 거뒀고 적립식도 30%에 달하는 수익을 냈다.

주식투자에는 늘 뒤따르는 위험이 있다. 투자하고자 하는 국가와 개별기업의 리스크다. 작년 10월엔 이 두 가지 위험이 모두 최고조로 달했던 시점이라 과감히 직접투자를 결정하기 쉽지 않았던 시점이긴 했지만,돌이켜보면 투자자들에게는 기회였다.

그러나 대다수 일반 투자자들은 위기 전 주가가 급등했던 2007년에 투자에 나서 금융위기로 펀드손실이 커지기만 했다는 게 문제다. 펀드가 쳐다 보기도 싫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것이다.

펀드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소액으로도 비싸고 좋은 주식을 편입하는 효과를 낼 수 있고 잘못된 종목 선정에서 오는 손실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적립식 투자의 경우 △매월 일정액을 납입하는 방식으로 주식투자의 큰 단점인 변동성 위험을 줄일 수 있고 △잦은 시세변동으로 인한 조급함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추가된다.

투자자들은 늘 단기적 관점에서 높은 수익을 추구하느라 주식시장의 고점에서 투자를 해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주가가 역사적 고점이었던 시점이라도 적립식으로 투자한 경우는 불입을 중단하지만 않았다면 대부분 플러스 수익을 내고 있다. 이는 많은 점을 시사한다.

중장기적으로 한국 증시의 매력은 높지만 단기악재를 만나 방황하고 있는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중요한 전략이 바로 적립식투자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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