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안 좋고 건달같이 생긴 분 찾습니다. " "저희 모델 지원조건은 신장 160㎝ 미만,허리 30인치 이상인 아줌마입니다. "

온라인 의류쇼핑몰의 피팅 모델은 예쁘고 날씬하다? 꼭 그렇지만은 않다. 취급하는 아이템 특성과 쇼핑몰 분위기에 적합한 개성 넘치는 모델을 쓰는 온라인몰이 늘고 있다. 12일 웹호스팅 서비스 '카페24'를 운영하는 심플렉스인터넷이 최근 3개월간 피팅 모델을 새로 선발한 의류쇼핑몰 30곳의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다양한 체형,개성있는 얼굴 등 독특한 기준을 내세운 쇼핑몰이 19곳에 달했다.

중년 여성용 의류를 파는 '이모네집'은 최근 허리사이즈 30인치,신장 158㎝의 50대 아줌마 모델을 새로 채용했다. 통통한 여성들을 위한 온라인몰 '퀸앤조이'의 피팅 모델은 모두 77사이즈이다. 이상묵 퀸앤조이 대표는 "마른 모델들에게 옷을 입히면 예뻐 보이긴 하지만 실제 그 옷을 살 고객들이 정확한 피팅감을 느낄 수 없다"며 "'현실적'인 모델을 채용하니 고객들의 기초적인 문의가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키 작은 남자들을 위한 의류몰 '키작은남자'는 신장이 160~170㎝인 '단신' 남성들만 모델로 뽑았다.

체형뿐 아니라 외모를 엄격히 제한(?)하는 곳도 있다. 중년 남성의류몰 '건달샵'은 모델 자격을 '인상이 안 좋고 늙어 보이며 퉁퉁한 외모'로 잡았다. 그래야 중년들에게 공감을 얻어 구매로 이어진다는 것.김성준 건달샵 대표는 "중년층을 위한 옷이다 보니 고객들의 체격이 좀 큰 편인데다 컨셉트가 '건달'이기 때문에 피팅 모델이 너무 멋지면 안 된다"며 "그럼에도 지원자가 많고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재미있어 하며 자연스레 입소문을 내고 있다. 또 온라인몰을 둘러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재방문율이 높아진다. 모델들 체형이 소비자와 비슷하다 보니 사이즈 차이 등에 의한 반품률도 낮아진다고 한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