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서는 ‘위(上)’,북에서는 ‘우’

'웃통'은 윗옷(上衣)을 뜻하기도 하고 허리 위의 부분,즉 상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이를 '위통'이라 하지 않는 이유는 이때 쓰인 '통'이 '위통/아래통' 식으로 대비되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말에 '아래통'이란 말이 있긴 하지만 이는 '웃통'과는 관계없는,전혀 다른 말이다.

'아래통'은 "바지의 아래통이 너무 넓다"처럼 쓰이는데,이는 '아랫부분의 둘레를 나타내는 말'이다.

'웃돈'도 마찬가지이다.

'본래의 값에 덧붙이는 돈'이란 뜻으로 쓰이는 이 말은 '돈'에 위/아래가 있을 수 없으므로 항상 '웃돈'으로 적는다.

"구하기 힘든 약이라 웃돈을 주고 특별히 주문해서 사 왔다"처럼 쓰인다.

'웃돈'은 '덧돈'과 같은 말이고 조금씩 뉘앙스에는 차이가 있지만 '할증금(割增金),프리미엄,덤' 등으로 바꿔 쓸 수 있다.

우리말에서 이처럼 '윗'의 뜻으로 쓰이는 '웃'이 따로 있는 것은 원래 '위'의 옛 형태가 '우'였기 때문이다.

'우'가 세월이 흐르면서 '위'로 바뀐 것이다.

하지만 북한에선 남한과 달리 '우'를 문화어(우리의 표준어에 해당)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북한에는 '上' 개념의 '위'라는 단어가 없다.

오로지 '우'를 쓸 뿐이다.

가령 그들의 잡지 <천리마>를 보면 "시체우에는 낮에도 밤에도 눈이 내리고 눈보라는 사정없이 그우에 눈봉분을 쌓아 놓았다." 같은 표현이 나온다.

'시체우에는'은 남한 표기로 하면 '시체 위에는','그우에'는 '그 위에'가 된다. (남한 표기와는 달리 명사끼리의 결합이나 '관형사+명사'꼴의 말을 붙여 쓴 것도 눈여겨 볼 만하다.)

따라서 우리의 '윗마을,윗목,윗사람,윗도리,윗물,윗니'는 북에서는 '웃마을,웃목,웃사람,웃도리,웃물,웃이'로 적는다.

우리 한글맞춤법이 '웃-'과 '윗-'을 쓰는 경우를 구별하고 있는 것과는 많이 다른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