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레이스 출발선,스타트 총 소리에 언제든 튀어나가기 위한 스포츠카의 엔진 굉음.'뉴 아우디 TTS'에 앉아 엑셀을 밟는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장면이다. 아우디의 고성능 TFSI 엔진을 탑재한 TT의 고성능 모델은 지면을 움켜쥐고 출발을 위해 숨을 고르는 스프린터를 연상시켰다.

아우디 TTS는 여러모로 '선입견'을 갖게 하는 차다. '투어리스트 트로피'에서 앞 글자를 딴 아우디 TT가 1998년 처음 등장했을 때 전문가들은 '더 이상의 자동차 디자인은 없다'는 찬사를 보냈다. 10여년 넘게 예쁘면서도 힘센 스포츠카의 전형으로 자리 잡아온 터라 그런지 흠을 찾기가 어려웠다. 외모는 요즘 흔히 쓰는 말로'딱 떨어진다'.체형에 맞는 옷을 입은 느낌처럼 군더더기가 없다. 유려한 곡선,짧은 휠베이스,낮은 무게 중심,그리고 칼로 자른 듯 깔끔한 실루엣으로 한눈에 단단한 스포츠카임을 느끼게 한다. 인테리어는 순전히 운전자만을 위한 구조로 짜여져 있다. 시트는 몸을 잡아주는 느낌을 주듯 꼭 맞는다. 몸과 시트 사이에 남는 공간이 거의 없다. 머리받침도 일반 차보다 높다.

속도계와 rpm(분당엔진회전수) 표시판 사이에 운전자 정보시스템이 따로 있다. 레이스 트랙을 운전한다고 가정하고,랩타임을 잴 수 있는 측정기도 탑재돼 있다. 스티어링 휠도 실제 레이싱카처럼 아랫 부분을 평평하게 디자인했다.

시동은 스마트 버튼이 아닌 게 오히려 다행이다. 속도를 즐기는 차일수록 '아날로그'적인 요소들이 맛을 살리는 법이다. 시동이 걸린 순간,엑셀에 살짝 발을 대면 '부릉'하는 소리와 함께 엔진이 언제든 튕겨나갈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다. 2.0ℓ의 엔진은 최고출력 265마력,최대토크 35.7㎏ · m의 강력한 파워를 뿜어내 정지 후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5.2초(쿠페 모델)면 된다.

시속 120㎞를 넘어서면 자동으로 후방 스포일러가 솟아 오른다. 후방의 안개등,4개의 배기파이프 등은 레이싱에 출전하는 아우디 스포츠카를 그대로 따왔다. 스티어링 휠 조작감은 약간 딱딱하다. 고속 주행에선 차체를 흔들림 없이 잡아준다. 골목길을 누빌 때도 차체가 워낙 가벼워 차와 운전자가 하나가 된 느낌을 준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