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상당수 부모의 희망은 아들은 180cm, 딸은 167cm 까지 자랐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몇 해 전 본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수도권 거주 학부모 312명을 대상으로 한 ‘키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희망키는 남자 평균 180.3㎝, 여자 평균 167.3㎝로 나타났다. 남자의 이상적인 키는 ‘180㎝ 이상 185㎝ 미만’이 54%로 가장 많았고, 여자는 ‘165㎝ 이상 170㎝ 미만’이 62.2%로 가장 많았다. 딸의 이상적인 키를 165㎝ 미만으로 답한 학부모는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사이 이 기대치는 더 올라갔다. 최근엔 딸의 키가 170㎝가 넘었으면 좋겠다고 주문을 하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이렇게 기대치가 증가하는 것에는 사회적인 어려움도 이유가 될 수 있다. 경쟁력이 심해지면서 외모가 프리미엄으로 작용을 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키에 대한 기대치는 점점 올라가는 것으로 판단이 된다. 그러면 기대하는 대로, 원하는 대로 '키가 커줄 것인가'하는 현실적인 벽이 있다. 공부는 할수록 성적이 올라갈 수 있듯이 여기에 해답 역시 노력하면 더 클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유전적인 영향은 23%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키는 유전적인 요인 이외에 생활습관이나 음식, 운동에 의해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몸이 건강하고 잔병이 없어야 키는 더 클 수 있다. 키가 유전이라 단정하고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바로 그렇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키에 유전적 요인은 얼마나 될까? 실례로 일 년 전 성장클리닉을 찾은 중학교 1학년의 박명환(가명)군. 당시 154cm에 58kg으로 한눈에 봐도 통통한 체형을 가지고 있었다. 어머니는 자신의 키가 150cm이고 남편도 165cm로 작아서 자녀들도 키가 작을 것 같아 늘 걱정이었는데 실제로 또래들 보다 작아 성장치료를 받으러 왔다고 한다. 검사결과 키성장을 담당하는 성장호르몬은 지극히 정상이었지만 다소 낮은 범위에 있었다. 그 외 특별한 이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한 진드기 알러지가 있는 정도였다. 상담 결과 키가 작은 주원인은 유전적인 면도 있을 수 있다고 판단이 되었다. 성장호르몬의 분비 상태는 유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상범주이기는 하지만 평균보다 아래에 해당하기 때문에 유전적인 가족력을 고려해야 했다. 그 다음으론 생활습관과 음식에 관한 문제가 잘못이 된 것으로 보였다. 아침을 거르는 경우가 많았고 때때로 빵이나 씨리얼 등으로 허기만 채우고 등교를 해서 2교시가 끝나고 친구들과 매점에서 군것질을 한다고 했다. 점심시간에는 소시지나 육류와 같이 반찬 위주로 먹었다. 방과 후에는 학원에 갔다가 수업이 끝나면 라면이나 떡볶이, 햄버거 등으로 저녁을 대신하고 집에 와서 숙제를 하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새벽 1∼2시가 돼야 잠자리에 든다고 하였다. 성장기에는 기본적으로 규칙적인 생활과 균형 잡힌 영양소가 공급이 되어야 하는데 영양 불균형과 늦게 자는 습관이 성장을 방해하는 원인이 되었고 이러한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비만 문제까지 가중되고 있었다. 성장침과 소화기를 보강하는 건비성장탕을 처방하고 최소 11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 것을 당부했으며, 어머니에게는 아침과 저녁식사를 균형 잡힌 식단을 요청했다. 특히 단백질과 칼슝 식품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고, 우유를 최대한 많이 먹을 것으로 권했다. 약 1년 후 성장클리닉에 다시 방문 했을 때 매우 밝은 얼굴이었다. 그 사이 무려 8.8cm나 컸다. 치료 전과 비교했을 때 두 배나 더 컸다. 성장호르몬도 약 25% 정도 증가했다.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증가되니 자연스럽게 키도 더 크고 살은 빠지고 면역력도 좋아져 감기도 모르고 지나갔다고 했다. 유전적 예상키는 164cm이다. 앞으로 클 수 있는 시기가 2년 정도 더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되어 꾸준한 치료를 한다면 예상키보다 10cm 이상은 훌쩍 클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이처럼 평소 생활습관과 균형 잡힌 음식, 유산소 운동 등 작은 부분에 노력을 조금만 기울인다면 그 노력만큼 반드시 키로 보답 해줄 것이다. (도움말=하이키한의원 박승만) 장익경기자 ikj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