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 전남에 기반을 둔 주류업체 보해양조㈜가 남도음식으로 외식사업에 진출한다. 보해의 '복분자''매취순''잎새주'와 어울리는 남도음식점을 열어 '참이슬''처음처럼'이 장악한 서울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임현우 보해 대표이사 부사장(53 · 사진)은 지난 6일 전남 장성공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먼저 삼성 · LG전자의 제품을 산 외국인들은 한국인이 무엇을 먹는지 궁금해하고 그 다음은 술에 관심을 갖는다"며 "술과 음식은 밀접한 관계인 만큼 내년부터 서울 한식당들과 제휴를 맺고 외식사업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해는 먼저 홍어전문점 '영산강'(서초동)을 비롯해 '남도음식본가'(잠원동) '수정한정식'(정동) 등 유명 남도음식점과 함께 술과 어울리는 음식을 소개할 계획이다. 임 부사장은 "세계시장을 공략하려면 먼저 서울에 안착해야 하므로 내년 말께 직접 남도음식점을 열어 보해 제품의 인지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 부사장은 최근 막걸리 열풍에 대해 "막걸리가 서민적이라면 복분자,매취순 등 과실주는 고가 전통주"라며 "과실주도 함께 알려져야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해 창업주인 고(故) 임광행 회장의 3남 중 막내로,장남 임건우 회장(62)과 함께 경영을 맡고 있다.

보해는 수출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20개국에 490만달러(약 57억원)어치를 수출했고 올해는 550만달러(60억원)를 예상하고 있다. 특히 복분자주의 올해 상반기 수출량(145t)은 전체 과실주 수출량의 90%를 차지한다. 임 부사장은 "현재 캐나다,러시아와도 수출 협상 중이며 내년에는 600만달러(70억원)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잠재력이 크지만 복분자주가 세금 부담이 높은 와인에 속해있는 게 문제"라며 "내년부터 가격 부담이 적은 소용량 제품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말레이시아에선 복분자주를 건강주로 인식해 약국에서도 판매하는 등 동남아에서 호응이 높다.

임 부사장은 "해외에선 소주를 더 이상 '코리안 보드카'라 부르지 않고 한류 바람이 불면서 '한국 소주' 카테고리가 따로 생겼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그는 "남미에선 사탕수수로 만든 주정에 물과 감미료를 넣어 만든 럼,데킬라 등을 즐겨 마시는데 이는 소주와 비슷하다"며 "4억 남미 인구를 겨냥,소주에 향을 넣은 제품을 개발해 수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창립 60주년을 맞는 보해는 1996년 출시했다가 외환위기로 고배를 마셨던 '김삿갓'(벌꿀을 첨가해 숙취를 없앤 고급소주)을 다시 선보일 계획이다.

장성(전남)=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