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비전으로 선포한 것은 글로벌 환경을 고려할 때 시의적절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녹색성장과 관련해 설익은 정책들이 양산되고 있어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필자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선진 강소국이라 할 수 있는 덴마크 롤란드와 오스트리아의 그라츠,귀싱 등지를 방문했다. 이곳에서는 지역 주도적,지역 친화적인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지역 정부가 주도해 마을 단위에서부터 도시 단위까지 각각의 특성을 반영한 녹색성장을 추구한다. 덴마크 롤란드 지역의 풍력발전단지,오스트리아 그라츠 태양열과 바이오매스,귀싱의 바이오매스 중심의 녹색성장 추구가 그 사례다. 중앙 정부는 덴마크의 ??배출 1t 절감정책과 같은 포괄적 정책 및 첨단 녹색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지역단위의 노력을 지원하는 역할을 체계적으로 수행한다. 중앙집권적으로 녹색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우리의 경우와 비교할 때,귀감이 되는 방식이다.

녹색 클러스터의 조성도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덴마크 롤란드의 경우,1980년대 경제위기로 실업률이 20%까지 치솟은 지역이다.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지역발전의 축으로 하는 계획을 수립해 추진해 왔다. 최근에는 산 · 학 · 연 협력 모델을 활용한 국제적 신재생에너지 관련 테스트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그라츠가 중심이 된 스티리아주의 그린밸리도 대표적인 녹색 클러스터다. 이곳에는 현재 144개의 환경 및 에너지기업이 입주해 있다. 2007년 그린밸리 매출액은 39%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녹색클러스터의 조성은 우리가 녹색성장 정책으로 향후 달성해야 하는 중요한 결실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덴마크 롤란드에서 본 풍력발전 터빈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 해상에서 높이 64m로 솟아 있는 날개 길이 38m의 풍력터빈 47기의 모습은 어느 관광명소 못지않은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녹색성장과 관광산업의 연계인 것이다.

아울러 롤란드의 풍력터빈 및 신재생에너지의 기술실험 설비들이 주민들이 주주로 참여하는 소유권 제도로 운영되고 있는 것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향후 우리의 녹색성장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세세하지만 중요한 전술이 아닐까 한다.

이장재 < 과학기술기획평가원 선임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