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강원도의 한 2차선 국도에서 화물차가 트랙터를 들이받아 운전자들이 크게 다친 사고가 있었다. 어두운 밤길이라 화물차 운전자가 앞서가던 트랙터를 미리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0~11월은 추수철이라 트랙터나 경운기 같은 농기계가 한창 바쁜 시기인 데다 가을 나들이 차량도 많아 농기계와 자동차 간 교통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특히 날이 저물어 농기계가 잘 보이지 않는 어둑한 저녁 때 가장 조심해야 한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최근 8년간 자동차와 농기계 간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농기계 교통사고의 절반 이상은 가을 수확기인 10월,11월과 모내기를 하는 5,6월에 집중됐다. 또 사고 건수도 해마다 크게 늘어 최근 5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사고 발생이 가장 많은 농기계는 경운기로 전체 농기계 교통사고의 70%에 달했다. 사망사고의 70%는 자동차가 농기계를 추돌하는 경우였다.

즉 농기계 교통사고는 요즘과 같은 농번기 어둑한 저녁 시간에 일반 자동차가 농기계를 뒤에서 들이받는 경우가 가장 많은 셈이다. 차량과 달리 후미등이 없는 농기계는 날이 어두워지면 알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후미에 반사판을 붙이면 큰 효과를 발휘하지만 의무 사항이 아니다 보니 반사판을 붙인 농기구는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게다가 농기계는 대부분 강철구조로 돼 있어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안전시설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사망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도로를 주행하는 농기계는 반사장치 등 안전장치를 반드시 장착하고 지방도로를 지나는 운전자는 속도를 줄여 농기계와의 교통사고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