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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타이거즈가 나지완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2009 프로야구 챔피언에 등극하며 'V10'의 위업을 달성했다. 지난 24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7차전 경기에서 기아는 9회 말 나지완이 나와 SK와이번스 채병용의 공을 통타,끝내기 홈런으로 6-5로 승리하면서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치켜들었다.

스포츠가 관중에게 던지는 메시지 중 하나는 '인간 승리의 감동 드라마'다. 2009 한국시리즈도 7차전까지 이어지며 광주 인천문학 잠실에 이르기까지 경기장 곳곳에서 승리의 감동 드라마를 연출했다.

생동감이 넘치는 기업현장도 환희와 좌절이 엇갈리는 스포츠 경기처럼 언제나 나름의 '감동'을 준다. 정상에 서면 박수가 쏟아지고,정상에 서지 못해도 격려가 이어진다. 정정당당하게 싸운 만큼 아름다운 패배도 있다. 승자는 다음을 준비하지만,패자는 실패에서 교훈을 배운다.

관중들의 기대와 상상,내재된 욕망이 스포츠 안에서 용암처럼 용해되고 분출되는 것처럼 기업이 추구하는 최고의 이데올로기도 "고객이 원하는 것을 주라"는 것이다.

스포츠가 관중에게 강력한 위안제가 되는 것처럼 기술은 고객과 소비자를 빨아들이는 힘이다. 기업이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하이테크 경영'에 지속적으로 힘써야 하는 이유다.

기업이 100년 이상의 영속성을 가지려면 창업초기의 아이템만으로 살아남기는 쉽지 않다. 과거 100년의 변화보다 최근 1년의 변화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세상의 변화를 읽고,이를 예측해 앞선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에 대응해 나가는 길만이 치열한 경쟁의 시대에서 생존할 수 있는 비법이라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기술경영이 100년 기업의 기초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이테크 경영'은 기술의 진화 발전 과정을 미리 내다보고 시장을 앞서 개척함으로써 항상 앞서는 위치를 유지하는 게 목표다. 지금까지는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LG전자 등 기술 선도 기업들이 기술경영을 적극 도입하고 주요 분야의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었지만,최근에는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주먹구구식 경영의 대명사였던 구멍가게도 하이테크 경영에 나서고 있다. 업종 간,점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학적인 고객관리,판촉과 마케팅 시스템을 도입한 '하이테크 형' 중소기업과 구멍가게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품질향상과 비용절감을 위한 하이테크 기기 활용을 늘리고 있고,식당에는 디지털 건조방식의 쓰레기처리기,작업 효율성이 높은 토핑기기 등 주방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하이테크 설비 수요가 커지고 있다. 바야흐로 중소기업과 구멍가게도 '똑똑해야' 성공하는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올 초 미국 ABC방송 인터넷 판은 '세계 최고 하이테크 나라'라는 제목으로 한국 정보기술(IT)의 놀라운 면모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ABC방송은 '휴대전화로 지하철에서 뮤직비디오를 30초 안에 내려 받고 버스요금에서 기부까지 카드 하나로 통하는 나라'라고 한국을 치켜세웠다.

근성 있는 연구 인력과 손재주가 뛰어난 생산 인력,기술력이 뛰어난 벤처기업들이 '하이테크 코리아'를 만든 주역들이다. 대다수 중소기업들이 고사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지만 모든 중소기업이 음지에서 추위에 움츠리고 있지만은 않다. 무한한 도전 정신과 끊임없는 기술 개발,독창적인 마케팅 등을 무기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작지만 강한 하이테크 기업들도 적지 않다.

하이테크 없이 '대충' 만들어서는 그 기업의 상품력도,생명력도 당연히 없다. 기업 경영자들이 고품질 하이테크에 24시간을 고뇌해야 하는 이유다. 단단한 하이테크와 서비스, 품질 및 납기경쟁력으로 무장하고 불황의 포화 속에서도 부상을 입지 않고 있는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들을 조명한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