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의 '맥심' 커피는 가루 형태로 만들어진 일반 커피와는 달리 동결건조 기법으로 알갱이 형식의 커피를 생산하면서 1980년 첫선을 보일 때부터 인기를 모았다. 동결건조는 영하 40도 이하에서 농축 · 분쇄 · 승화공정을 거쳐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리는 기술이다. 건조기에만 기존 설비보다 10배가 더 들었다.

국내 최초 커피는 1970년 동서식품의 '맥스웰하우스'다. 당시 국내 커피의 대부분은 밀수품이나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것들이었고 정상적인 커피 공급량은 5%에 불과해 외화 유출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이에 동서식품이 '맥스웰하우스'를 내놓았고 1976년 인스턴트 커피,프림(동서식품 '프리마'),설탕을 봉지에 넣은 '맥스웰' 커피믹스를 개발했다. 다방 커피를 밀어내기 시작할 정도로 커피 역사의 획기적인 바람이었다.

1989년 국내에 진출한 네슬레가 8년 만에 시장을 40% 가까이 잠식하자 맥심은 제품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1996년 품질 · 이미지 개선 작업인 '리스테이지(re-stage)'를 시작,4년마다 한 번씩 이를 단행했다. 커피의 맛과 향을 개선하고 병 모양도 세련되게 바꾸면서 1998년부터는 점유율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현재 냉동 건조커피 시장점유율은 77.7%(9월 닐슨데이터 조사)에 달한다.

해외에도 꾸준히 진출하고 있다. 1975년 호주에 커피 50t을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1983년에는 대만,1985년에는 미국 일본 중동지역으로 진출했다. 지난해에는 커피와 커피믹스 517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동서식품은 소비자의 선호 변화에 발맞춰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맥심 웰빙 폴리페놀 커피',블랙커피 마니아들을 겨냥해 아라비카 원두의 맛과 향을 살린 '맥심 아라비카 100',다이어트에 민감한 여성을 위한 '맥심 웰빙 2분의 1 칼로리 커피믹스' 등을 선보였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