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등 국내 철강업계가 올 3분기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하거나 흑자 폭을 대폭 늘리기 시작했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및 실물경기 침체로 사상 최악의 실적에 허덕이다,올 3분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한 것이다.

포스코는 작년 4분기 이후 9개월 만에 1조원대의 분기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지난 3분기에 매출액 6조8510억원,영업이익 1조180억원,순이익 1조1420억원을 올렸다. 경기침체 여파로 최악의 실적을 거뒀던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8.0% 늘었고 영업이익은 498.8% 증가했다. 연결기준으로 매출액은 9조4310억원,영업이익은 1조185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포스코는 수출용 제품가격 상승 및 철광석,유연탄 등 원료값 하락 등을 실적개선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3분기 실적 회복에는 수요 회복 외에도 원료 가격 하락이 크게 작용했다. 철광석과 유연탄 등 지난해보다 30% 이상 떨어진 원료 가격이 3분기부터 본격 반영됐기 때문이다. 대대적인 비용절감도 한몫했다. 올해 초 정준양 회장 취임 후 비상경영체제로 전환,지속적인 혁신활동을 추진해 저가 원료 사용과 부산물 활용증대 등을 통해 대대적인 원가절감을 이뤄냈다. 지난 3분기 현재 누계 절감액은 1조1273억원으로 올해 원가절감 목표액인 1조2955억원의 87% 수준에 도달해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의 3분기 조강 생산량과 제품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8.5%,7.5% 적은 788만t,752만6000t에 머물렀지만 2분기에 비하면 10.5%,7.3%씩 늘어나는 등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전 경영분야에서 개선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4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포스코는 철강경기 회복세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면서 올해 실적 목표로 조강 생산 2950만t,매출액 27조1000억원,영업이익 3조2000억원을 제시했다. 하반기에만 영업이익 2조6000억원을 올린다는 목표다.

일각에서는 포스코의 경영실적이 본격 회복국면에 들어서면서 'V자(字)'형 회복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경기 회복세가 올 4분기에 이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희 사장은 "3분기 준공한 멕시코 아연도금 강판공장,베트남 냉연공장,일본 자동차강판 가공센터 등 해외 생산기지 가동과 해외 자원 개발,신소재 투자사업을 지속해 성장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국내외 기업 인수 · 합병(M&A) 전략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 사장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며 "해외에 철강재를 가장 많이 판매하는 곳이 대우인터내셔널이라 포스코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대표적인 전기로 업체들도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실적 호전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교보증권은 전기로 업체에 대해 올 3분기 및 4분기에도 실적호전 추세를 이어갈 것이란 진단을 내놓았다. 엄진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 대한제강 한국철강 등 5개사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59.1%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동국제강과 세아베스틸의 경우 흑자전환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4분기 영업이익도 3분기 대비 58.2% 증가할 것"이라며 "판재류 및 특수강의 추가 마진 상승과 함께 철근 및 형강의 마진회복도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현대하이스코 동부제철 유니온스틸 등 국내 냉연업계도 작년 말 50~60%를 밑돌던 가동률이 최근 90%선을 회복하며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