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우리 회사를 특수 보도블록 분야 세계 1등 기업으로 꼭 키우겠습니다. 제가 못하면 아들,아니면 손자가 하도록 할 겁니다. "

한용택 이노블록 대표(60)는 "첨단 기술을 배우기 위해 외국의 기업을 찾아갈 때마다 '이름도 낯선 한국의 중소기업이 왜 왔느냐'는 불쾌한 말투와 함께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 대표의 가슴 한 켠에는 외국의 선진 기업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집념으로 가득차 있다. 기술을 배우기 위해 허리를 굽히는 것은 그에게 있어 대수롭지 않다. 한 대표가 보도블록 생산설비를 구입한 타이거사의 소개로 일본 내 선두권 토목자재 생산업체인 니코사를 찾아갔을 때도 숱하게 머리를 조아렸다. 2005년 1월부터 8개월 동안 다섯 차례나 찾아간 뒤에야 니코사와 기술제휴를 맺을 수 있었다. 한 대표는 "처음에는 정문에서부터 문전박대를 받았다"며 "하지만 계속 전화를 하고 편지를 쓰고 직접 찾아가자 중소기업이지만 신뢰해볼 만한 것 같다며 어렵게 기술제휴에 응해줬다"고 털어놨다.

이후 이노블록은 매년 니코사에 직원들을 보내 기술을 배우도록 하면서 독일 일본 등 몇몇 선진국에서나 만드는 특수 보도블록을 만드는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벽돌과 일반 보도블록을 생산하던 '평범한 벽돌공장'을 특수 보도블록만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혁신형 공장으로 탈바꿈시켜놨다.

요즘에는 이노블록 공장에서 자주 일본인을 볼 수 있다. 일본의 보도블록 생산업체 임직원들이 찾아와 이노블록의 기술과 경영혁신 활동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4년 전만 해도 이노블록은 일본 기업으로부터 기술을 배웠는데 이제는 일본 기업들이 되레 이노블록에서 기술을 익히고 있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 보도블록 업계에서 한 대표의 지명도는 높다. 해외 보도블록 업계로부터 중소기업이지만 경영혁신을 이룬 성공한 경영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2006년부터 해외 보도블록 업체 경영자들로부터 초청을 받아 만남을 갖고 친목도모와 정보교류를 하고 있다"며 "매년 30회 이상의 해외 출장을 통해 보도블록 업계 선진기업의 기술동향과 생산기법 등을 파악해 국내 공장에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점차 특수보도블록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여서 매출 목표로 잡은 2013년 1000억원 달성은 충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