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대표 간식인 '삼립호빵(사진)'이 출시 38년 만에 판매량 50억개를 돌파했다. 삼립식품이 1971년 10월 선보인 '삼립호빵'은 연평균 1억3000만개가 팔린 셈이다. 호빵 50억개를 일렬로 늘어놓으면 지구 12바퀴반을 두를 수 있는 길이다.

삼립호빵은 고(故) 허창성 명예회장이 분식집 메뉴인 찐빵을 가정에서도 먹을 수 있게 해보자는 생각에서 기획됐다. 개발팀이 해외에서 제빵기술을 익혀와 1년여 합숙연구 끝에 탄생했다. 보안을 위해 산속에 임시 연구소를 차려놓고 그곳에서만 연구를 진행했다고 한다. 출시 당시 가격은 개당 20원으로,일반 빵(5~10원)보다 2~4배 비쌌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40년 가까이 꾸준히 인기를 끈 것은 '하얀 빵 속 단팥앙금'으로 대표되는 제품 이미지가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불닭호빵,카레호빵 등 다양한 신제품이 나왔지만 지금도 단팥호빵 판매량이 독보적이다.

삼립호빵은 1997년 삼립식품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샤니의 '팡찌니'에 1위 자리를 내줘 현재 2위(점유율 34%)다. 찐빵시장은 기린,서울식품이 가세하고 오뚜기와 안흥찐빵이 냉동찐빵으로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하다.

삼립식품은 원조 브랜드의 정통성을 앞세워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삼립식품은 50억개 판매 기념 엠블럼과 함께 제주보리 · 영광모시 · 달성쑥 등 국내 웰빙 특산물을 접목한 신제품을 내놓았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