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얼굴)이 계열사 경영진들에게 "환율 효과로 인한 이익을 실력으로 착각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10월 임원세미나를 갖고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LG는 3분기까지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환율 효과에 힘입은 바 크다"며 "어떤 환경에서도 차별화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LG만의 경쟁력을 갖춰야 '일등 LG'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와 환율은 계절의 변화처럼 늘 바뀌는 것"이라며 "당면한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경영 환경에 주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LG 고위 관계자는 "원 · 달러 환율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위험 요인에 철저히 대비하라는 뜻"이라며 "구 회장은 평소에도 환율 등 외부 변수에 의존하는 '천수답(天水畓) 이익'의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고 말했다.

구 회장이 강조한 또 다른 키워드는 '인재 확보'와 '조직 문화'였다. 구 회장은 경영진들에게 "핵심 역량과 인재 확보에 과감히 투자하고 자율과 창의에 바탕을 둔 강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