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 현대 ·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이 복합쇼핑몰 사업과 점포 대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쇼핑은 물론 외식,영화,공연 등 문화 · 여가생활을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몰링'(Malling)이 소비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 성장을 위해 기존 점포의 면적을 넓혀 몰링 기능을 충족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갖추거나,신규 복합쇼핑몰 사업에 참여하는 게 백화점들의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국내 복합쇼핑몰은 백화점들이 주도

복합쇼핑몰은 백화점 등 대규모 쇼핑점포나 쇼핑타운을 중심으로 영화관,식당,테마파크,공연장 등 각종 문화 · 레저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종합적인 쇼핑 · 문화공간이다. 백화점들은 복합쇼핑몰 사업을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다. 장중호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장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주5일 근무와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기점으로 복합쇼핑몰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최강의 유통업태'로 자리잡았다"며 "국내에서는 백화점 업체들이 복합쇼핑몰 경쟁을 주도하면서 백화점이 핵심 기능을 담당하는 복합몰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문을 연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AK플라자 평택역사,영등포 경방 타임스퀘어 등을 비롯해 2012년까지 백화점들이 직 ·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복합쇼핑몰은 10여곳에 달한다. 쇼핑몰이 들어설 지역도 서울 외곽,수도권뿐 아니라 부산,대구,충남 · 북 등으로 퍼져 있다. 잠실 롯데쇼핑단지와 코엑스몰,용산 아이파크몰 등을 중심으로 형성된 '몰링 문화'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셈이다.

치열한 복합몰 건립 · 입점 경쟁

롯데백화점은 올해 말 부산 4호점인 광복점을 부산 중구 중앙동에 연다. 광복점은 부산 제2롯데월드의 일부로 영업면적이 3만8600㎡에 달하는 대형 점포다. 인근에 2011년께 완공되는 엔터테인먼트동(棟)과 함께 복합쇼핑몰을 형성하게 된다. 롯데는 또 청량리 역사,김포공항 인근,수원 서둔동 옛 KCC공장 부지 등에 대규모 복합몰을 건립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11년 완공될 '김포 스카이파크'를 미래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스카이파크는 전체 부지의 70%(13만249㎡)를 호수공원,풍류마당,하늘언덕,조형물광장,옥외정원 같은 소규모 공원을 테마로 한 자연친화적인 복합쇼핑몰로 조성한다.

현대백화점은 2011년 개장 목표로 충남 아산 배방지구와 충북 청주 대농부지에 11만5000㎡ 규모의 매머드급 복합쇼핑몰을 건립한다. 또 경기 광교신도시와 대구에도 백화점,쇼핑몰,영화관 등으로 구성되는 복합쇼핑몰을 만들 계획이다. 내년 8월께 일산 킨텍스에 문을 여는 레이킨스몰에 백화점을,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자리에 들어설 복합몰에는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운영한다.

신세계는 지난 3월 총 6000억원을 투자한 초대형 복합쇼핑몰 센텀시티를 연 데 이어 지난달에는 경방이 조성한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백화점과 명품관,이마트를 입점시켰다. 신세계 영등포점은 종전 경방필백화점과 합쳐 영업면적 4만3306㎡ 규모의 대형 백화점으로 재개장했다. 신세계는 또 경기 의정부에 백화점,이마트 등이 들어가는 4만9000㎡ 규모의 복합쇼핑몰을 2012년 3월께 문을 연다.


기존 점포 증축 · 리뉴얼 바람

백화점들은 기존 점포의 몰링 기능을 강화하고 소비자들에게 쾌적한 쇼핑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매장 면적을 넓히고 리뉴얼하는 증축 공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 영등포점은 인근에 신세계 영등포점이 대형 점포로 재개장한 것에 맞서 2011년까지 지상 8층 건물을 지상 10층으로 2개 층을 증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매장 면적을 3만9700㎡에서 4만7000㎡로 넓힌다. 롯데 일산점도 2010년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이 들어서는 것에 대응해 증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는 현재 진행 중인 잠실 롯데쇼핑몰 리뉴얼 작업도 연말까지 완료해 복합몰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신촌점에 영패션 전문관인 '유플렉스'를 지난달 열어 매장 면적을 2만9700㎡에서 4만2900㎡로 대폭 확장했다. 앞서 지난 6월엔 목동점의 '영시티몰'도 확대 개장했다. 또 지난해 말 인수한 부천 복합쇼핑몰 '디몰'과 중동점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리뉴얼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강남점의 2차 증축 공사를 끝낸 데 이어 인천점의 매장 면적을 4만8000㎡에서 6만4350㎡로 넓히는 공사에 착수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