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달러화 강세와 국내 증시 하락, 외환 당국의 개입 등으로 사흘만에 반등하며 1170원대로 올라섰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일 보다 5.5원이 상승한 1170원으로 마감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화 반등에 힘입어 전거래일보다 4.5원이 상승한 1169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직후 역외세력의 달러 매수세와 결제용 달러 수요가 가담하면서 1170원선을 상향돌파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준 의장이 지난 주말 당초 예상보다 이른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가파른 글로벌 달러 약세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초반 유로 달러 환율이 1.46707달러대로 하락했고, 달러 엔 환율은 90.2엔을 회복하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달러가 그 동안의 낙폭을 줄이는 모습이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자연스럽게 초반 역외의 숏커버링성 수요가 환율 반등을 주도했다고 딜러들은 전했다.

그러나 장중 1172.5원의 고점을 확인한 환율은 꾸준히 나오는 네고물량(달러 매도)에 상승폭을 쉽게 확대하지는 못한채 1170원선을 놓고 오르내리기를 반복했다.

오후들어 원달러 환율 1170원선을 하회하며 1166.8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여전히 외환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하락 기대심리"라며 "외국인도 주식 순매도하고 있고 코스피지수도 빠진 상태라 딱히 내릴 이유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상승폭을 줄인 원달러 환율은 1167~1168원에서 제한적 등락을 거듭하다가 장막판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매수세로 급반등, 11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글로벌 달러화 반등, 국내 증시 하락, 외국인 주식 순매도 등 상승 재료가 많았다"며 "시장의 하락기대심리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당국의 개입성 매수로 반등 1170원선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그러나 글로벌 달러화 반등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해석되며 3분기 어닝시즌이 이어지는 만큼 국내외 증시 반등이 예상돼 추가적인 환율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인 지난 9일보다 6.98p 하락한 1639.81로 거래를 마쳤으며 코스닥지수는 3.92p 오른 510.21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524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 환율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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