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증권 인수 가능성도 부인

한국HSBC가 현재 국내 금융회사에 대한 인수합병(M&A)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매튜 디킨 한국HSBC행장은 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환은행 인수 의향을 묻는 질문에 "과거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했다가 성사가 안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인수 의향 타진에 대해 열려 있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은행도 인수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불거진 푸르덴셜증권 인수설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그는 "HSBC가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그동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수를 한 은행 중 하나이고, 한국에서 성장하고자 하는 노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며 "매도자로서는 이러한 HSBC가 인수후보로 거론되면 매각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디킨 행장은 다만 "현재로서는 (M&A에) 관심이 없지만, 세상은 바뀌기 마련"이라고 언급해 M&A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지는 않았다.

HSBC는 2007년 외환은행의 지분 51.02%를 60억1천800만 달러(약 6조 원)에 인수하기로 론스타와 계약을 맺었으나, 가격 재협상 과정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지난해 9월 인수 계약을 파기한 바 있다.

그는 지주사 전환과 관련, "법인 자회사 형태인 국내 다른 은행들과 달리 한국 HSBC는 지점 형태로 진출했기 때문에 지주사 전환은 가능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에 대한 추가 투자 여부를 묻는 질문에 "현재 한국 HSBC의 대차대조표상 자산은 250억 달러, 국제결제은행(BIS)비율은 20%로, 금융당국 권고치의 배가 넘는다"며 "본사로부터 추가로 돈을 끌어올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HSBC는 이날 신흥국들(이머징국가)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이머징마켓지수(EMI)를 처음 발표했다.

HSBC에 따르면 지난 3분기 EMI지수는 55.3으로 2분기의 50.7보다 급등해 경기가 빠르게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EMI지수는 지난해 4분기에 43.8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뒤 올해 1분기 44.3에 이어 2분기 때 50선으로 회복했다.

이 지수가 50 미만이면 경기수축을, 50 이상이면 경기 확대를 의미한다.

이 지수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한국, 대만 등 13개 국가의 PMI(구매관리자지수)를 기초로 산출되며, HSBC는 분기마다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