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는 전쟁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책상에 앉아 있는 경영자로서는 실감하기가 어렵다. 영업을 나가서도 '적'을 만날 일이 거의 없다. 골프나 식사,비즈니스 미팅 등은 '아군'과 하는 것이다.

전쟁양상은 오로지 숫자로만 느낄 수 있다. 바로 이때쯤이다. 한 해 마지막 분기에 들어서면 전쟁이 피부에 와 닿는다. 목표는 한참 밑돌고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간부들이 뒷머리를 긁을 때쯤이면 패배의 불안감이 커져간다. 전쟁에서 진 장수는 목을 내놓을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나 역전은 있다. 리더인 당신이 먼저 역전을 믿어야 한다. 다만 그 계기는 당신이 찾아내야 한다. 구조조정기 경영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퀵 윈(Quick Win) 즉 '빠른 성공'이다. 작은 전투라도 만들어 승리해야 전쟁양상을 되돌릴 계기가 생긴다.

전쟁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는 스포츠에서 사례를 찾아보자.올해의 인생역전은 뭐니뭐니 해도 프로야구 기아의 홈런왕 김상현이다. 데뷔 10년 동안 이름을 날리지 못했던 그는 연봉이 깎여가며 LG에서 친정팀 기아로 돌아왔다. 올해 성적을 보라.홈런 36개,127타점으로 홈런왕과 타점왕을 차지했다. 이전까지 9년간 친 홈런(33개)보다 올해 친 것이 훨씬 많다. 잠재력이 있었다면 너무나 늦게 발휘된 셈인데,그가 갑자기 살아난 이유는 뭘까.

그동안 약점이었던 변화구에 대한 대처 능력을 키웠다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지만 더 큰 것은 자신감의 회복이다. 그 계기가 바로 '빠른 성공'이었다. 그가 올해 홈런을 처음 친 경기는 지난 4월26일 대 삼성전.첫 홈런이 만루홈런이었다. 이후 3호 홈런까지 전부 만루홈런이었다.

언제든 전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신념을 경영자가 가져야 한다. 작은 승리라도 반드시,빨리 거둬야 한다. 당신이 가장 자신있는 분야에 집중해 '빠른 성공'을 쟁취하라.당신의 만루홈런을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