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70%에 달하는 호텔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불황이 오면 호텔과 여행사부터 직격탄을 맞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호텔이 다 어려운 것은 아니다. 2001년부터 매년 호텔 수를 20개 이상씩 늘려가며 급성장하고 있는 곳도 있다. 1986년 설립된 일본의 비즈니스 호텔,도요코인이 대표적인 사례다. 도요코인은 지난해 매출이 6500억원에 달했다. 보통 70%가 넘으면 성공이라고 여겨지는 연평균 객실 가동률도 82%에 이른다.

도요코인 호텔은 주 고객인 비즈니스맨들이 가장 바라는 것이 무엇일지 생각했다. 그리고는 '편리한 교통,저렴한 가격,내 집 같은 편안함' 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일을 마친 비즈니스맨은 피곤하다. 따라서 역에서 내려 또다시 택시를 타거나 오랜 시간을 걷게 한다면 그건 비즈니스맨을 위한 호텔이 아니다. " 창업자인 니시다 노리마사의 이 같은 생각은 도요코인 호텔의 입지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도요코인 체인 대부분이 대도시 도심부 주요 역 주변에 위치하고 있는 것.역세권 토지는 비싸다. 그래서 205개의 호텔 체인 모두 30년간 장기 임대해 관리한다. 이로써 '소유'에 드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 호텔은 일반 호텔에 있는 고급 식당이나 연회장,매점 등이 전혀 없다. 도어맨이나 룸서비스 요원,벨보이 등도 없애 인원을 최소화했다. 이 때문에 숙박요금이 다른 호텔에 비해 30%가량 저렴하다. 대신 자판기를 설치했다. 호텔 한 곳의 자판기 매출은 월평균 1300만원에 달한다. 아울러 비즈니스맨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컴퓨터와 프린터를 로비에 준비해 두고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노트북도 대여할 수 있게 하고 방마다 무선랜을 연결했다.

여성 직원들을 활용,'집 같은 편안함'을 만들어 낸 것도 도요코인의 성공 비결 중 하나다. 5600명의 호텔 직원 가운데 남자는 20명에 불과하다. 지배인을 비롯한 현장 직원들은 모두 여성이다. 입사 당시 전업 주부였던 지원자들도 많다. '집과 같은 편안함'이라는 도요코인의 모토는 아침식사에도 반영돼 있다. 이 호텔은 아침식사로 주먹밥 된장국 등 일상적으로 가정에서 먹는 메뉴를 제공한다.

도요코인 호텔은 2022년까지 전 세계에 호텔 1045개를 세우는 것이 목표다. 한국에도 서울 동대문운동장역,부산역 등 3곳에서 문을 열었다. 유럽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도요코인의 성공 비결은 불필요한 서비스를 과감하게 없애버린 '뺄셈 경영'이었다. 지금 눈을 바꿔서 고객을 보라.과연 '많이 주는 것'이 고객을 위한 일일까. '고객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게 해답이다.

조미나 이사,윤혜임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