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가장 기대되는 신차(exciting cars) 10개 중 하나".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내년 하반기 미국에 상륙할 신형 에쿠스를 롤스로이스 고스트,포르쉐 파나메라,아우디 R8 스파이더 등 럭셔리카의 대명사들과 나란히 소개했다. 지난달 22일엔 뉴욕타임스가 "미국 빅3뿐만 아니라 일본 자동차 업체에도 위협적인 경쟁자"라며 현대 · 기아자동차의 약진을 상세하게 실었다.

현대 · 기아차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다. '품질 좋은 실용적인 차' 정도로 평가했던 미국 등 외신이 최근 들어 '럭셔리 카'의 대열에까지 올려 놓고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를 가장 성공적으로 극복한 한국의 이미지와 함께 국격을 높이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가운데 글로벌 경제 위기를 가장 성공적으로 극복한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8월엔 미국 시장 점유율 8%(6위)를 기록,7.4%의 크라이슬러를 제쳤다. 전체 글로벌 시장을 놓고 봐도 현대 · 기아차는 지난해 혼다를,올해에는 포드를 제치며 도요타,GM,폭스바겐에 이어 4위의 자동차 메이커가 됐다. 10여 년 전만 해도 11위였던 기업이 단숨에 7계단을 뛰어 오른 셈이다.

현대 · 기아차는 내년 하반기에 신형 에쿠스로 승부수를 던진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BMW 7시리즈,렉서스 LS460 등과 미국 시장에서 자웅을 겨뤄보겠다는 것.가격 정책도 기존의 모델과는 달리 프리미엄 전략으로 바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 · 기아차가 미국에서 팔고 있는 가장 비싼 모델인 제네시스만 해도 3만2250달러(최저가 모델 기준)로 경쟁 모델인 렉서스 ES350(3만4470달러),캐딜락 CTS(3만6560달러)보다 저렴하다.

'프리미엄'을 화두로 글로벌 브랜드 전략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디지털'이라는 문구 하나로 세계인에게 삼성을 각인시켰듯이 현대차도 품질을 넘어선 무언가를 알릴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심벌 마크도 좀 더 고급스럽게 바뀐다. 영문 'H'를 형상화한 기존 마크가 평면성이 강해 입체감을 살리고 크롬 장식도 가미해 럭셔리 이미지를 강조할 계획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