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즉석밥,쌀라면,쌀된장,쌀 카레,쌀케이크,쌀시리얼….'식품업계가 쌀 가공식품을 적극 개발하고 밀가루 등으로 만들던 제품의 원료를 쌀로 대체하고 있다.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정부의 지원,사회적 관심,가공기술 발달에 힘입어 쌀 가공식품을 새로운 '기회'로 본 것이다.

이와 관련해 농협중앙회와 CJ제일제당,농심,오뚜기,대상,동원F&B,풀무원 등 6개 식품업체는 30일 쌀 가공식품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협약에 따라 지난해 610억원이던 6개 업체의 쌀 구매량이 2011년까지 1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이 식품업체들에 국내산 쌀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식품회사가 쌀 가공식품을 적극 개발하면 전국 2000여개 농협 하나로마트를 통해 판매를 돕는 것이다.

정부도 원료용 쌀 가격을 최고 30%까지 낮춰주기로 했다. 영농기술 발달과 자연재해 피해 감소로 매년 470만~480만t의 쌀이 생산되지만 1인당 쌀 소비량은 계속 줄어 쌀 가공식품 확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쌀 가공식품 중 최대 소비처는 즉석밥이다. CJ제일제당이 1996년 '햇반'을 내놓은 이후 오뚜기('오뚜기밥'),동원F&B('쎈쿡'),농심('햅쌀밥') 등이 잇따라 가세해 시장 규모가 1200억원에 이른다. 연간 7500t의 쌀을 사용하는 CJ는 기존 상온즉석밥에 이어 냉동즉석밥 3종을 출시했다. 한상욱 CJ제일제당 상무는 "일본에선 냉동즉석밥 시장이 630억엔(8000억원)으로 상온즉석밥(600억엔)과 비슷한데 국내에서도 냉동즉석밥이 1000억원대로 커지면 연간 1만t의 쌀 수요가 생긴다"고 말했다.

농심도 최근 '마이쉐프 냉동밥'을 출시했고,풀무원은 냉동밥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풀무원은 특히 내년에 다양한 쌀 가공식품을 대거 선보이면서 쌀 소비량을 올해 35t에서 내년 200t으로 대폭 늘린다.

농심은 쌀로 만든 면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관계자는 "쌀은 밀과 달리 점성이 없어 면으로 만드는 데 제약이 많지만 그동안 연구 결과로 만든 쌀 면류 제품을 연내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심은 쌀 가공제품 매출 비중을 전체의 10%에서 2015년 30%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고추장을 만드는 데만 연간 4000t의 쌀을 소비하는 대상은 2011년까지 쌀 소비를 1만5000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산 쌀 원료 제품을 된장 쌈장 등 장류 전 품목으로 확대하고 쌀로 만든 카레 신제품도 조만간 선보이기 때문이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지난달 '우리 쌀 생크림케익'을 출시했다. 관계자는 "쌀 케이크 문제로 지적됐던 밀가루 빵과의 식감 차이가 해결됐고 웰빙 케이크로 알려져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며 "쌀 제품을 계속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