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들에 대한 고객만족도가 해마다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일수록 고객 마음을 사로잡아야만 살아날 수 있음을 체감한 기업들이 고객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은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전국 성인 남녀 1만1804명을 대상으로 'KCSI(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를 조사해 30일 발표했다.

전체 KCSI는 지난해(60.8점)보다 3.1점 상승한 63.9점으로 나타나 1992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올해 조사한 103개 산업 중 62%에 달하는 64개 산업에서 KCSI가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반면 35개 산업의 고객만족도는 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소비재 제조업,내구재 제조업,일반서비스업,공공서비스업 등 총 4개 부문 103개 개별 산업에 걸쳐 진행됐다. 제조업은 지난해보다 1.5점 오른 68.1점,서비스업(공공서비스 포함)은 전년보다 3.7점 상승한 62.1점으로 나타나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60점을 넘었다.

제조업 부문에서는 우유,섬유유연제 등이,서비스업 부문에서는 검색포털사이트,도시가스,피자전문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삼성그룹 12개 산업부문에서 1위

삼성그룹은 올해 KCSI 조사에서 전자부문에서만 가정용복합기,노트북PC,데스크톱PC,이동전화단말기,TV 등 5개 사업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금융 계열사로는 생명보험,자동차보험,신용카드,증권 부문에서 1위에 이름을 올렸고 남성정장,종합레저시설,종합병원 등에서도 1위를 차지해 다른 그룹 대비 1위 기업 수가 월등히 많았다. 또 대부분 계열사가 장기간 1위를 유지하고 있어 외형적 글로벌화와 더불어 질적 측면에서도 초일류 경영을 실현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SK그룹은 이동통신,국제전화,오픈마켓,주유소,도시가스 등 5개 부문에서 1위로 꼽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항공,타이어,고속버스,택배 등 주력산업에서 고객만족 1위를 차지하며 그룹 경영진이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고객행복 및 고객만족을 잘 실천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고객가치경영을 주창해 온 LG그룹도 백색가전산업 부문인 에어컨,세탁기,냉장고 부문과 생활용품 산업 부문인 치약에서 1위를 차지했다. 현대 · 기아자동차그룹은 일반승용차와 RV승용차,롯데그룹은 영화관,GS그룹은 편의점 산업에서 각각 1위 기업을 배출했다.

올해 1위가 바뀐 산업들도 있다. 맥주(하이트맥주),피자전문점(미스터피자),학습지(교원구몬),침대(시몬스침대),온라인자동차보험(현대하이카다이렉트),대형마트(홈플러스),스키장(하이원리조트),택배(대한통운) 등 총 15개 산업에서 1위 기업(기관)이 바뀌었다.

◆현대차 16회 1위,삼성에버랜드는 15회 1위

올해까지 KCSI조사에서 10회 이상 1위를 한 기업은 총 21개(25개 산업)로 나타났다. 일반 승용차 부문에서는 현대자동차가 1994년부터 16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한번도 1위 자리를 뺏기지 않으며 고객만족의 절대강자임을 입증했다. 종합레저시설 부문의 삼성에버랜드도 1위를 15번 차지하며 그 뒤를 이었다.

세탁세제의 CJ라이온,대형서점의 교보문고,이동전화단말기의 삼성전자,자동차보험의 삼성화재,항공서비스의 아시아나항공,종합병원의 삼성서울병원,정장구두의 금강제화 등이 총 13회 1위를 기록했으며 이동전화서비스의 SK텔레콤과 가정용보일러의 린나이코리아는 12번 1위에 올랐다.

김희철 KMAC CS경영 BU장은 "현재 우리 기업들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고객만족활동은 내수 산업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 글로벌시장 공략에도 반드시 필요한 만큼 기업들이 산업에 맞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고객만족 전략을 개발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