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BC마트는 지난 25일 서울 명동 옛 에스콰이아 자리에 명동 3호점(중앙점)을 열었다. 3층짜리 초대형 매장으로 나이키,아디다스,퓨마 등 70여개 브랜드 스포츠화를 판매한다. 2004년 개점한 명동 1호점은 명동일대 신발점 중 최대인 월 8억5000만원을 올린다.

#2. 슈마커는 점포 수가 지난달 100개를 돌파했다. 2001년 명동에 '애슬릿풋'이란 국내 첫 스포츠화 멀티 브랜드숍을 낸 지 8년 만이다. 이달에도 4개 매장을 더 열어 점포 수를 106개로 늘렸다.

한 매장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신발을 판매하는 '슈즈 멀티숍'이 최근 2~3년 새 급팽창하며 신발 유통의 강자로 떠올랐다. 특히 불황이 본격화한 지난해 이후에도 저렴한 상품 구성과 할인혜택을 앞세워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시장규모 6100억원대

슈즈 멀티숍 시장은 ABC마트,슈마커,레스모아 등 '빅3'를 비롯해 슈스타,S마트,풋마트 등 10여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병행수입 방식으로 3~4개 점포를 운영하는 군소 업체까지 포함하면 40~50개에 달한다. 시장 규모는 올해 6130억원으로 추정된다. 브랜드 스포츠화 시장에서의 비중도 2006년 30%에서 올해 40%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같은 고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빅3'다. 2002년 압구정동에 1호점을 연 ABC마트는 지난해 12개,올해 8개 매장을 새로 열어 모두 64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매출도 2007년 690억원에서 지난해 1050억원,올해 1500억원을 예상한다. 매장 수로는 슈마커가 단연 1위다. 지난해 14개에 이어 올해에는 27개를 새로 냈다. 매출은 2007년 470억원에서 지난해 600억원,올해 750억원이 목표다. 2005년 명동에 1호점을 연 금강제화 계열 레스모아는 지난 26일 29호점인 경기 안산점을 열었다. 올 들어 7번째 신규점이다.

비교구매 · 할인이 메리트

슈즈 멀티숍의 장점은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한곳에서 비교해 살 수 있다는 점.특히 스포츠샌들 등 시즌성이 강한 제품이나 대중의 인기를 끌 만한 제품을 골라 집중적으로 판다. 또 회전율이 짧은 제품을 주로 취급하고,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주 세일을 실시하며 '5000원 할인권' 등 할인 혜택도 많다. 이상현 슈마커 마케팅팀장은 "신발시장의 주도권이 공급자에서 소비자로 바뀌고 있어 국내 슈즈 멀티숍 비중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수준인 50~60%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저렴한 상품 구성과 매장 운영은 멀티숍의 강점인 동시에 약점으로 지적된다. 아디다스 관계자는 "프리미엄 · 고기능성 등 고가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은 여전히 각 브랜드 직영점이나 대리점을 찾는다"며 "멀티숍 운영방식은 향후 2~3년 내 성장의 한계에 부딪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