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두 대'와 '수십억대 재산가'

'자동차 두 대' '연 5%대의 금리' '1990년대 말' '주파수대별로' '삼 대를 이어온 가업' '대학자? 대 학자?' '2 대 1의 비율'

띄어쓰기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은 많지만 우리말에 동음이의어가 많다는 점도 그 중 하나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말 '대'만 해도 '臺 代 帶 大 對' 등 여러 가지 의미의 서로 다른 말이다.

이런 동음이의어들은 그 의미에 따라 통사적 역할이 달라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우선 '대(臺)'는 통상 두 개의 의미로 쓰이는데,단위를 나타낼 때는 의존명사이므로 띄어 쓴다. (자동차 한 대,두 대,세 대 ….')

그러나 대체적인 수의 범위를 나타낼 때는 접미사로 보아 붙여 써야 한다. ('시중 금리가 연 5%대로 떨어져 ….' '수십억 원대의 재산가.')

또 각각 代,帶의 의미로 쓰인 '1990년대 말' '주파수대별로 나누어 …….(別도 접미사이다)'에서의 '대'도 접미사이므로 모두 붙여 쓴다.

그러나 代가 가계(家系)를 이어온 계통의 차례를 세는 단위로 쓰일 때는 의존명사이기 때문에 띄어 써야 한다. ('삼 대를 이어온 가업').

'대도시,대성공,대학자,대가족'의 '대(大)'는 접두사이다.

따라서 이때는 항상 붙여 쓴다.

그런가 하면 앞뒤를 이어주는 말 '대(對)'는 의존명사로 분류돼 앞뒷말과 띄어 쓴다. ('한국 대 일본의 시합' '3 대 2 대 1의 비율')

동음이의어인 '대'는 이같이 의미와 기능별로 명사, 의존명사,접미사,접두사 등으로 다양하게 쓰인다.

이들을 일일이 구별해 의미에 따라 띄어 쓰고 붙여 쓰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요령은 의존명사로 쓰인 말은 띄어 쓴다는 것이다.

나머지는 모두 붙여 쓰면 된다.

의존명사 '대'는 단위로 쓰이거나 이어주는 말일 경우이다.

'자동차 한 대' '삼 대가 모인 가족' '2 대 1의 스코어' 같은 게 그런 것인데 이들은 외워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