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에도 '486'에도 아슬아슬하게 끼지 못한 세대 가운데 대표적인 사람들이 있다. '58년 개띠'들이다. 그들이 벌써 51세,우리 나이로 쉰둘이다. 기업에 다닌다면 간부 이상의 직급이요 임원이 될 군번이다.

이름보다 먼저 '58년 개띠'라고 밝히는 이 사람들을 이제 다시 주목해야 한다. 그들의 선택이 우리의 향후 수십년을 좌우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1974년 고등학교에 진학한 '58년 개띠'들은 서울이나 부산에 살았다면 고교평준화의 첫 세대다. 처음으로 고교입시를 면제받은 대신 운좋게 '좋은' 학교를 들어가도 '뺑뺑이'라는 천대를 받았다. 58년생은 이제 2년 후부터 5년 사이에 대부분 회사를 떠나야 하는 운명을 맞는다.

그들이 이제까지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모든 것을 자식에게 다 뺏기면 대부분 도시빈민으로 전락하거나 귀농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이들이 작심하고 자식들과 결별해 경제 독립선언을 하면 나름대로 '화려한 중년'을 맞을지도 모른다. 중장년 세대의 중심이 될 이들이 도시빈민이 되면 집값이 떨어지고 내수도 위축될 것이다. 반대의 경우라면 새로운 소비계층이 등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58년생은 당시 75만8000명이 태어났다. 55~64년생을 일컫는 베이비붐의 대표 세대다. 가난의 끝물에 태어나 부모 덕도 못 봤기에 자수성가의 마지막 세대이기도 하다.

왜 '58년 개띠'냐고? 시장은 멀리 저 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사람 사이에 있다고 강조하기 위해서다. 중년이 중심이 되는 시대,'58년 개띠'가 운명처럼 앞장서서 개척해가고 있다. 58년생 시인이 쓴 이 시처럼 말이다.

"내 안에/개 한 마리 사네/멍, 멍 짖으며/오늘도 하염없이/지평선 흘러가네."(이진영 '58년 개띠')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