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생명보험 가입률이 30여년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2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25일부터 7월10일까지 전국 2천가구를 대상으로 제12차 생명보험 성향조사를 실시한 결과 민영 생명보험 가입률은 84.5%(1천690가구)로 지난 2006년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민영 생보 가입률이 하락한 것은 지난 1976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민영 생보 가입률은 1차 조사에서 20.8%를 기록한 이래 1994년 50.9%, 2000년 81.9%까지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이후에는 오름세가 다소 약화됐다.

우체국과 농.수협 공제 등을 포함한 전체 생명보험 가입률은 87.5%로 역시 3년 전 조사에 비해 1.7%포인트 하락했다.

생보협회는 "우리나라의 생명보험 가입률은 미국의 78.0%(2004년), 일본의 87.5%(2006년. 공제 포함)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가구당 민영생보 가입건수는 평균 4.4건으로 변화가 없지만 연간 내는 보험료는 평균 498만 원(월 41만5천 원)으로 지난번 조사에 비해 57만 원(12.9%) 늘었다.

가구 연 소득이 3천600만 원 이상인 경우 민영 생보 가입률이 90%가 넘었고 가구주 학력이 고졸 이상인 경우 가입률이 80%대 후반으로 올라갔으며 연령별로는 40대가 90%, 30대가 87%로 높은 편이었다.

상품 종류별로는 질병보험(87.3%)이 가장 많았고 상해.재해보험(71.1%), 종신보험 등 사망보험(37.1%), 연금보험(26.5%), 저축성보험(16.7%), 변액보험(8.4%) 등의 순이었다.

소득에 따라 상품 선택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서 연 소득 2천400만 원 미만 가구는 주로 질병과 상해.재해보험에 가입했으며 연 소득 4천800만 원 이상 가구에서는 변액보험이 많았다.

2007년 이후 중도해약이나 효력상실을 경험한 가구는 13.9%로 3년전에 비해 4.5%포인트 감소했다.

생명보험 추가 가입할 뜻이 있다는 답은 28.0%로 3년 전에 비해 2.6%포인트 하락했으며 사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가 72.4%에 달했다.

추가가입 의향이 높은 층은 20대와 전문직종이었다.

향후 가입하고 싶은 상품은 연금보험(34.9%)이 가장 많았고 실손보험 가입의향은 28.7%였다.

보험사기에 대해서는 '심각한 범죄로 법적 처벌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응답이 76.8%에 달했다.

생명보험 성향 조사는 생명보험 가입실태와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생명보험협회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3년마다 실시하것으로 신뢰도는 95%(표본오차±2.19%)이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