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가 '마감 임박', '마지막 기회' 등의 자극적인 표현뿐 아니라 근거가 약한 각종 설까지 들먹이며 절판 마케팅에 올인하고 하고 있어 부실판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손보사 사장단이 지난 15일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완전판매를 하겠다고 결의한 이후에도 일선 영업 현장에서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월안에 반드시 가입하라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 판매인들은 올해 초부터 끊임없이 보험료 인상, 보장한도 축소 등 예고된 사안과 함께 세제 변경 등의 소문까지 거론하며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를 파고들고 있다.

대형 보험 대리점 A사는 지난 17일 고객들에게 '연금보험 10월 보험료 상승 예정, 소득공제 상품 폐지'라고 쓰인 이메일을 발송했다.

상담원은 "10년 비과세 혜택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가 있으며 비과세도 소득공제의 일환이니 그렇게 써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10년이상 저축성보험의 보험차익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는 내용의 소득세법 시행령에는 변동이 없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처음 듣는 얘기"라고 말했다.

또 대형 대리점들은 9월 중에 실손보험과 연금보험을 가입해야한다고 소비자들을 다그치고 있다.

10월에 실손보험 규정이 변경되면서 보장한도가 90%로 축소되고 연금보험료는 인상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그러나 실손보험 표준화 이후 보험료가 10% 안팎 인하되고 치매나 한방, 치과, 치질도 일부 경우에 보장이 되는 점 등에 대해서는 거의 소개하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장단점을 비교해주지는 않고 무조건 일단 가입하라는 것이다.

또, 연금보험도 10월에 새로운 경험생명표가 도입되기는 하지만 상당수 보험사들은 올해 연말이나 내년 1월께에 보험료를 인상한다는 계획인데, 이러한 점은 언급이 없다.

운전자보험 형사합의지원금을 정액보상에서 실손보상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마찬가지다.

현재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 업체간 의견이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은 단계인데도 인터넷에는 10월 이후 모든 보험사가 실시할 계획이라는 얘기가 파다하다.

◇ 되풀이되는 절판 마케팅

손해보험사들은 사실상 올해 내내 절판 마케팅을 벌여서 금융위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손보사들은 지난 4월 신규 가입자의 보험료를 5% 가량 인상하기에 앞서 2∼3월 중에 절판 마케팅을 펼친 덕분에 실손보험 판매가 크게 늘었다.

이후 6월에 금융위원회가 실손보험 보장한도를 100%에서 90%로 낮추는 방안을 발표하자 손보사들은 강력 반발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영업현장에서는 본격적으로 '마감 전 가입'을 외치기 시작했다.

이 덕분에 지난 6∼7월에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8개 주요 손보사의 7월 매출(원수보험료)은 2조9천931억 원으로 작년 동월에 비해 3천663억 원(13.9%) 증가했다.

동시에 설계사와 대리점에 지급하는 판매 수수료가 일시적으로 너무 많아져서 일부 손보사들의 경우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8월에도 메리츠화재의 경우 매출이 2천639억 원으로 작년 동월에 비해 16.5%가 뛰면서 7월과 비슷한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실적호조는 이어졌다.

이와관련,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부터 9개 손보사를 상대로 사업비 집행과 보험상품 판매 실태에 대한 특별검사를 벌이고 있으며 법규위반이 드러나면 제재를 내린다는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