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산 밀 수요가 급증하면서 식품업체 간 우리밀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건강한 먹을거리로 우리밀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늘어나는 우리밀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우리밀 생산량은 올해 1만7000t으로 원맥 수입량(200만t)의 1%에도 못미친다. 정부가 계획한 내년 우리밀 생산량은 올해보다 76.5% 늘어난 3만t으로 잡고 있고 현재 1% 미만인 밀 자급률을 2017년까지 10%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우리밀 시장은 동아원(옛 동아제분),CJ제일제당,SPC 등 제분 · 식품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동아원은 우리밀 수매량을 올해 4000t에서 내년에는 네 배에 가까운 1만5000t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까지 시장 점유율을 60%로 높여 우리밀 사업 선두자리를 굳힌다는 복안이다. 샤니,파리바게뜨 등을 운영하는 SPC그룹도 최근 우리밀을 그룹 이미지를 대표하는 상품으로 내세우며 사업 확대에 나섰다. SPC는 지난해 인수한 우리밀 업체 ㈜밀다원을 통해 내년에는 1만t을 수매한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도 내년에 6000t을 수매해 '우리밀 밀가루''우리밀 튀김가루' 등 우리밀 가공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3사의 각축 속에 다른 업체들도 우리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사조해표는 직접 수매 · 가공은 하지 않지만 전남 구례의 우리밀 재배농가와 계약을 맺고 지난 3월 우리밀 통밀가루,5월에는 우리밀 홈베이킹 제품을 내놓았다. 삼양밀맥스도 내년부터 우리밀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밀은 한꺼번에 들여와 가공하는 단순한 과정을 거치지만 우리밀은 생산지와 일일이 계약을 맺어야 한다"며 "가격이 비싸(수입밀의 3배) 수익성이 낮고 점성이 떨어지는 게 한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이 개선되고 있고 품질 향상도 진행 중이다. 최용석 동아원 중앙연구소장은 "수입밀로 만든 국내 가공 밀가루와 비교해 뒤지지 않는 쫄깃한 식감의 제품을 이달 중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