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글로벌화는 이제 대부분 기업들의 필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급속한 환경 변화 속에서 기업의 글로벌화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된 것이다. 이미 국내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으로 바뀌었다. 국내 기업들 역시 비용 절감과 규모의 경제를 위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해 나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말할 수 없다. 무엇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기업의 조직과 직원 문화 전략 등이 모두 글로벌 사업의 수행에 적합하게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중에서도 글로벌화를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사람이다. 즉 '글로벌 인재'의 확보 여부에 글로벌화의 성패가 달린 것이다. 특히 국경이나 지역을 넘어 글로벌 차원에서 사업의 전략적 방향을 설정하고 구성원들을 배치할 수 있는 통합 역량을 갖춘 '글로벌 리더'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과연 글로벌 리더는 어떤 사람을 지칭하는 것일까. 글로벌 리더를 판별하는 기준은 어떤 것을 꼽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글로벌 리더들의 기준으로 우선 확고한 가치관과 원칙을 가졌느냐 여부를 꼽는다. 회사의 기본 원칙을 명확히 설정하고,기업 내 · 외부에서 이뤄지는 모든 경영 활동 과정에서 자신이 세운 원칙을 성실히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나 여부를 중시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초국가적이고 높은 윤리 기준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원칙에 따른 경영을 하느냐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항상 새로운 것을 찾고 배우는 점도 세계적인 글로벌 리더들의 공통점이다. 다른 국가나 지역의 문화에 대한 개방적 태도와 문화적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문화적 감수성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이 같은 복합적인 능력이 요구되는 글로벌 리더를 단기간 내에 확보할 수는 없다. 글로벌 리더 양성에 지름길도 없다. 그렇다면 글로벌 리더는 어떻게 키워내야 하는 것인가. 글로벌 리더를 확보하는 방법으로는 외부 영입과 내부 육성이 있다. 기업들은 각 사의 상황에 맞춰 기업에 필요한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고 있다.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적합한 대안은 달라질 수 있다.

글로벌 경쟁에서 한국 기업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글로벌 리더 육성 체계를 제도화하는 동시에 조직 가치와 경영 시스템 등 기업 인프라의 글로벌화를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한국경제신문은 지난해부터 차별화한 핵심 역량을 가지고 기업 경영을 성공적으로 이끈 진정한 글로벌 리더를 발굴하는 '글로벌 리더상'을 마련해 시상해오고 있다.

엄정한 평가를 위해 올해 초부터 △글로벌 경영 비전 및 전략,글로벌 경영혁신 능력,글로벌 인재 양성 능력 등을 총괄적으로 평가하는 '글로벌 리더의 역량' 항목을 비롯해 △사회공헌 시스템 구축과 기업 인수 · 합병(M&A) 추진 실적들을 평가한 '글로벌 경영을 위한 시스템 구축' △글로벌 경영 추진에 따른 재무적 경영 성과와 기업 이미지 제고 등 비재무적 경영 성과를 평가한 '글로벌 경영 성과' 항목 등을 통해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질을 평가했다.

이를 통해 11개 업체와 2개 기관의 CEO 13명을 선정했다. 이번에 수상한 글로벌 리더들을 보면 글로벌 경영에서 단순한 모방자가 아니라 창의적인 '신경영 모델'을 구축해 경쟁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변화에 끌려 다니는 게 아니라 변화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 글로벌 리더는 글로벌 경영을 통해 기업의 브랜드 가치 제고와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 확보 등 글로벌화를 기업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리더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 중요시되는 글로벌 경쟁의 시대다. 이들 글로벌 리더가 어떻게 기업을 키우고,척박한 환경 속에서 기업을 생존시켜 최후의 승자가 돼 가는지 주목해야 할 때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