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보다 백이 짭짤하네~."

국내외 여성복 브랜드들이 가을 시즌을 맞아 앞다퉈 가방을 선보이고 있다. 유행에 따라 디자인이 급변하는 의류 대신 꾸준히 들 수 있는 가방이 여성들에게 '실속 아이템'으로 각광 받으면서,저마다 브랜드 이미지를 대표하는 가방을 내놓고 고객잡기에 나선 것.가방은 의류 판매 부진을 메워주는 효자품목인 데다 재고부담이 적은 게 장점이다.

㈜한섬의 여성복 '타임'은 자사 광고에 옷이 아닌 가방을 전면에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지난 봄 · 여름 시즌에 내놓은 '메트로폴리탄' 백이 100%에 가까운 판매율을 보이자 이번 가을 시즌에는 더욱 확대해 내놓을 계획이다.

'타임''마인''시스템'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한섬은 온라인쇼핑몰인 '베스트브랜드백'까지 최근 열었다. 수입 명품 브랜드 '랑방''지방시' 등의 백을 포함해 자사 의류 브랜드들이 선보인 가방만 따로 모아 판매에 나선 것이다.

프랑스 브랜드 '시슬리'에선 브랜드를 상징하는 S로고로 디자인한 쇼퍼백 'S백'이 히트상품으로 급부상했다. 1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과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여성들의 인기를 끌면서 시슬리 전체 매출의 20%를 웃돈다. 이는 한 시즌에 1만개 이상을 판매한 셈이다. 롯데백화점 시슬리 매장에선 'S백' 매출이 지난해 10억원에서 올 1~7월엔 15억원에 달했다. 시슬리는 가방이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자 가방 라이선스 브랜드를 따로 론칭,지난달 말 롯데백화점 노원점에 가방전문 매장을 열었다.

미국 브랜드 '앤클라인뉴욕'도 핸드백 매출이 전체 브랜드에서 30%를 웃돌 정도로 의류 이상으로 가방의 인기가 높다. 지난 봄 · 여름 시즌 20개 라인,66개 스타일을 선보인 데 이어 이번 가을 · 겨울 시즌을 겨냥해 40개 라인 132개 스타일로 두 배 이상 늘려 내놨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이향남 롯데백화점 영캐주얼 과장은 "최근 의류 브랜드에서 매출 증대를 위해 라인 익스텐션(라인 확대)을 하고 있는데 특히 핸드백,구두 같은 액세서리 비중을 5~10% 이상 늘려 브랜드 마니아층을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