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뭇거리다 들어온 분들과 상담해 보니 불황 여파로 중소 상인들의 어려움이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찾아보면 자금 등 도움받을 길이 많은데 몰라서 못 받는 분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

양혜숙 한국여성창업대학원장은 한국경제신문과 중소기업청이 공동 주최한 '창업 · 자영업 전국 로드쇼'의 현장 컨설팅 소감을 이같이 요약했다. 지난 7일 의정부를 시작으로 열흘간 대장정의 막이 오른 이 행사는 수도권에 비해 낙후된 10개 중소도시의 주요 상권을 찾아가 국내 최고 컨설턴트 22명으로 구성된 한경자영업종합지원단이 무료로 컨설팅해 주는 것이어서 시간이 흐를수록 반응이 뜨거워지고 있다. 첫날 의정부시청에서 열린 '중소상인 활성화' 세미나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고,둘째날(8일) 평촌 먹거리촌의 현장 컨설팅과 점포방문 컨설팅에도 상인은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몰려 북적였다. 행사 안내 전화번호가 한경에 게재된 뒤 컨설팅 의뢰전화가 폭주해 주최 측 관계자들은 정상 업무가 힘들 정도다.

한경은 지면을 통한 자영업 경영컨설팅 프로그램도 5년째 진행하고 있다. 매년 100개 이상의 점포를 방문해 컨설팅을 실시해 500명 이상의 자영업자들이 혜택을 봤다. 입소문이 나면서 의뢰 건수도 매달 급증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에 성공한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이번 로드쇼 행사장을 찾은 자영업자 중에도 처음엔 매출,권리금 같은 영업 상황을 밝히길 꺼리다 컨설턴트들의 '진정성'에 반해 가정사 등 속내까지 털어놓으며 한두 시간 이상 머물다 간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도 있다. 점포를 비우기 어려운 상인들을 위해 행사장을 주요 상가 부근에 마련했지만 정작 주위만 맴돌 뿐 선뜻 컨설팅을 의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무엇을 망설이는 걸까. 사전에 신청을 받은 점포를 방문해 보면 경기침체 여파로 상인들은 한결같이 매출 감소,자금 애로 등을 호소했다. 그런데도 코앞의 현장 컨설팅을 받기 주저한다. 컨설턴트들은 한목소리로 "예비 창업자나 자영업자나 '마음의 벽'을 헐고 적극적으로 컨설팅에 임해야 자신의 문제점은 물론 해결책도 나온다"고 호소한다. 문은 두드려야 열리는 법이다.

최인한 생활경제부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