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의 Hi! CEO] 가을이다 고독해야 진짜 경영자다
50대면 여성호르몬이 부쩍 늘어나고,잊고 살았던 핵심감정(core emotion)도 살아나는 나이.평소에는 그냥 지나칠 것들까지 서운해진다. 직원들끼리 회의를 하면 이젠 '나만 빼놓고'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회사 생활의 정점에 올랐지만 '이게 내길이었나' 하는 회의가 든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을 동창들을 만날 때마다 느낀다. 그림이나 노래같이 예전엔 실패의 상징으로 보이던 것들을 붙잡아 평생 업으로 사는 친구들이 한없이 부럽다.
외롭고 고독해도 성과만 있다면야.경기침체로 성과도 변변찮고 직원들의 사기도 처졌다. "이럴 때 내가 빅히트를 쳐야지"하며 다짐해 보지만 자신이 없다.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이 나약한 인간이 할 수 있는 게 무얼까. 그러나 한국의 경영자들이여.당신의 그 고독을 즐겨라.혼자 씹는 그 외로움이 회사의 운명을 좌우하는 놀라운 혁신의 원천이 될 것이다. 시오노 나나미가 보내는 응원가를 들어보라.
"고독은 창조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한테는 평생을 따라다니는 숙명이다. 신이 창조의 재능을 준 대가로 고독을 주었나 싶을 정도다. 고독을 한탄하고 있으면 창조라는 작업을 수행할 수 없다. 아니 사실은 한탄하고 있을 시간적 여유도 없다. "('로마인 이야기')미래를 먼저 본 사람은 남에게 설명할 수 없다. 설명해도 남들이 알아듣지를 못한다. 그러니 어쩌면 당신이 고독한 이유는 너무 잘나서일지도 모른다. 고독한 당신, 올가을엔 더 많이 창조하라!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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