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기업인 농심이 '장수(長壽)식품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했다. 농심은 장수식품을 앞세워 올해 매출 2조원을 달성하고,창립 50주년을 맞는 2015년엔 매출 4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손욱 농심 회장은 지난 4일 구미공장에서 '장수식품 비전 발표식'을 갖고 "라면시장에서 20년간 1위를 해왔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상품력과 신용을 바탕으로 몸에 좋은 원료와 앞선 기술 · 설비를 통해 장수식품을 추구하는 '신(新)농심'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둥지냉면'은 독보적인 건면기술로 면 제품을 장수식품화하고 냉면을 산업화하는 데 성공했다"며 "냉면을 세계화해 이탈리아 스파게티를 뛰어넘겠다"고 강조했다.

장수식품이란 '음식과 약의 근원이 같다'는 '식약동원(食藥同源)'에서 출발해 △MSG,방부제,트랜스지방 등 첨가물을 배제하고 △영양과 열량을 고려하며 △유기농 원료를 사용한 자연지향 제품을 가리킨다. 농심은 장수식품으로 '건면시대''둥지냉면''후루룩 국수'와 어린이용 '아낌없이 담은 라면' 등을 생산하고 있다. 장수식품 매출 비중이 현재 전체 매출의 10% 미만이지만 2015년까지 3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농심은 불황 속에서도 올 상반기 14%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으며 올해 해외 3억달러를 포함,전체 매출이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식품업계에선 가공식품 매출로 2조원을 돌파한 사례가 없다.

손 회장은 "2015년에는 해외 1조원을 포함해 매출 4조원,경상이익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농심은 세계 라면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라면시장 점유율을 현재 1%에서 2015년 10%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손 회장은 불황기에 대처하는 '쓰리텐(10-10-10)' 전략도 제시했다. '10% 성장,10% 이익 창출,10% 원가 절감'을 통해 불황기에 원가를 줄인 만큼 이익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손 회장은 "올해 원가 절감 목표액인 2000억원 중 43%를 올 상반기에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