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 최대 저가 균일가숍인 '다이소'가 1일 서울 대치동에 500호점을 낸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천호동에 1호점을 낸 이후 12년 만이다. 특히 불황이 본격화한 지난해 59개,올해 63개 점포를 출점하는 등 성장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매출도 지난해 2300억원으로 전년보다 46.5% 늘었고 올 들어서도 40%대의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다이소의 급성장에 힘입어 '균일가숍'은 대형마트,백화점,온라인쇼핑,기업형 슈퍼마켓(SSM),편의점에 이어 '제6의 유통업태'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고품질 · 저가격 · 다품종'이 성장동력

다이소는 올 1~7월 매출이 14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3% 증가했다. 신규 점포를 제외한 기존점도 성장률이 31.2%에 달해 유통업계 통틀어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다이소는 초기에 주로 가두점 위주로 점포를 냈지만 최근에는 대형마트,아울렛 등 대형 유통점에 '숍인숍'으로 입점하는 점포가 크게 늘었다. 숍인숍 점포는 롯데마트 서울역점 등 162개에 이른다. 그만큼 유통업체들이 다이소의 상품성과 성장성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다이소의 성장동력은 '고품질 · 저가격 · 다품종'으로 요약된다. 품질 좋은 다양한 생필품을 마진을 최소화해 낮은 가격에 공급,지속적으로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것.주방 · 사무 · 인테리어용품 등 20여개 카테고리의 상품 2만여종을 대부분 3000원 이하로 판매한다.

다이소는 박정부 다이소아성산업 대표(사진)가 22년째 운영하는 대일 수출업체 한일맨파워의 제품 소싱력을 바탕으로 한국(상품비중 48%)을 비롯해 중국(35%) 일본(10%) 동남아(5%) 유럽(2%) 등 세계 28개국의 2000여 거래선들과 제조 및 아웃소싱을 하고 있다. 매달 400~500개씩 신제품을 내놓는 상품 개발력이 에코마트,온리원 등 후발업체들과 구분되는 다이소만의 강점이다. 박 대표는 "그동안 평균 영업이익률이 1% 안팎의 박리다매 방식이었는데 올초 환율 상승에도 가격을 올리지 않아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0.2%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고객 95%,점장 98%가 여성

다이소는 서울 서초 · 강남 · 송파구 등 강남권에 1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 들어 강남권 매장의 성장률은 45%에 달해 평균치를 웃돈다. 박 대표는 "균일가숍은 선진국형 모델로 한번 구매한 사람이 다시 찾는다"며 "'싼 게 비지떡'이란 오해를 없애기 위해 제품 신뢰도 외에 서비스도 대폭 확충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쾌적한 쇼핑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매장을 넓히고 조명을 밝게 하는 한편 고객의 95%가 여성인 점에 착안,전체 점장의 98%를 여성으로 기용한 것도 이채롭다.

박 대표는 균일가숍의 미래에 대해 낙관한다. 국내 균일가숍 시장은 지난해 3000억원 규모로,다이소를 비롯한 5~6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그는 "균일가숍은 대형마트에도 없는 물건을 파는 '만물상'으로 각광받을 것"이라며 "현재 367개인 다이소 직영매장을 500개까지 늘리고 상품도 3만여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 사진 양윤모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