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에서 전반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연초 이후 꾸준히 불어나는 펀드가 있다. 바로 원자재펀드다. 올 들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원자재 관련 신규 펀드 출시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인플레이션 부담을 비켜갈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30일 제로인에 따르면 원자재펀드 설정액은 연초 8489억원이었으나 지난 27일 기준 1조4788억원으로 불어났다. 올 들어 6299억원이 새롭게 들어온 셈이다.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에 3468억원이 순유입되고,원자재 관련 지수나 선물에 투자하는 '파생형'엔 2831억원이 들어왔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3조9490억원이 순유출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해외 주식형펀드로는 1510억원 순유입됐지만,원자재펀드 부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줄어든 것이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해외 주식형은 지난달 1790억원이 빠져나가 6개월 만에 순유출로 전환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2310억원이 순유출됐다.

원자재 펀드 중 '블랙록월드광업주(H)A'는 올 들어 1179억원이 추가 설정됐으며 '미래에셋맵스로저스커머더티인덱스'(937억원) 'JP모간천연자원A'(875억원) 'KTB글로벌에너지개발'(447억원) 등에도 많은 자금이 들어왔다.

이처럼 원자재펀드로 자금이 몰린 것은 올 들어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데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수익률이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원자재 관련 지수나 선물에 투자하는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10.18%로 다소 부진하지만,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JP모간천연자원A'는 연초 이후 81.67%에 달하는 수익률을 내고 있고 '슈로더이머징마켓커머더티A'도 60.93%에 이른다. '미래에셋이머징천연자원'(60.92%) '블랙록월드광업주(H)A'(52.62%) '신한BNPP포커스이머징원자재'(49.29%) 등도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전 세계적으로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돈을 풀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계속 높아질 전망이어서 원자재펀드 가입을 고려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머징국가들의 경기회복으로 원자재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전망인 데다 원자재 가격은 물가 상승을 반영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높은 변동성을 고려해 분산투자 차원의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김순영 대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주식이 아닌 상품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며 "최근 비철금속은 단기간에 많이 올라 상대적으로 덜 오른 원유 등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해외펀드인 만큼 원 · 달러 환율이 하락세인 점을 고려해 환헤지 여부도 잘 따져봐야 한다는 주문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