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시퀀스상 재차 발사중지 가능성
이번에 발사중지시 장기간 연기 불가피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25일 재발사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19일 첫 발사시도에서 발사중지를 불러온 자동발사시퀀스(Sequence)상 소프트웨어 오류를 모두 바로잡고 관련 점검을 마쳤다고 24일 밝혔다.

하지만 그간 외국에서도 이륙 1초를 남기고 발사중지되는 사례도 많아 발사 15분 전부터 가동되는 자동시퀀스 단계에서 재차 발사중지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번엔 발사중지 안되나 = 지난 19일 첫번째 발사 시도에서는 이륙 7분56초를 남기고 발사 중지됐다.

발사 15분 전부터 수동이 아닌 자동프로그램을 통해 카운트다운이 진행되는 자동발사시퀀스 시스템이 발사 중지명령을 내린 것이다.

발사중지 원인은 소프트웨어의 오류로 1단 로켓의 고압탱크 압력 측정을 잘못 인식한 데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나로우주센터는 소프트웨어 오류를 수정하고 보완하는 등 재발사를 위한 준비를 모두 끝낸 상태다.

이처럼 자동발사시퀀스는 언제든 문제를 발견하면 발사 직전에도 자동 발사중지 명령을 내린다.

따라서 이번 재발사에서 7분56초 이후 이륙 전까지 상황은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우주항공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더구나 발사가 임박할수록 엔진부와 연료실 등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나로호의 경우 더 중요한 항목은 아직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인도의 정지궤도위성발사체(GSLV)는 2001년 3월28일 부스터 액체엔진의 오동작을 자동제어시스템에서 감지해 발사 1초 전에 발사 중단됐다.

일본의 경우도 2003년 9월 27일 H2A 로켓 발사 중 발사체 자세계측장치 내의 전압변환기 동작 불안정으로 오신호가 발생, 발사 직전에 중지된 바 있다.

◇발사 중지.실패시 대책과 전망은 = 나로호의 재발사 시도는 당초 발표대로 25일 오후 5시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악화 등의 돌발적 상황이 발생할 경우 26일 발사될 가능성도 있다.

당초 19일 발사를 추진하면서도 국제기구 등에 통보한 발사예비기한이 오는 26일까지로 돼 있기 때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미리 상상하기는 싫지만, 이번 재발사 시도에서 지난번처럼 발사가 중지되거나 급기야 실패하는 경우다.

일단 최종 카운트다운에 들어가 발사가 중지되면 26일 예비기간 내 발사는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발사일정은 상당히 복잡해진다.

이번에 발사가 중지되면 그 원인이 단순한 기술적 요인으로 밝혀지더라도 기술 외적인 요인에 의해 발사가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당장 보더라도 국제해사기구와 국제민간항공기구에 통보하는 절차를 비롯해 신속한 발사 재추진에 제동을 걸 요소가 충분하다.

따라서 내달로 연기될 가능성이 충분한 데다, 향후 우주발사체 발사를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주문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장기간 체류하고 있는 러시아 기술진의 상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전남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 나로우주센터에는 러시아 흐루니체프사가 파견한 과학자와 엔지니어, 보안요원 약 160명이 머물고 있다.

이들 가운데 15명은 한국에서의 체류 기간이 2년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기술진이 일단 철수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번에 나로호가 발사에 실패하면 발사후 약 9개월 후 2차 발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러시아와의 계약에서는 1, 2차 발사에서 한번이라도 발사가 실패하면 나로호 하단 1단 로켓을 별도의 비용 지불 없이 다시 받도록 돼 있다.

(나로우주센터<고흥>연합뉴스) 김영섭 기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