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 발사체 '나로호(KSLV-Ⅰ)'가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서 재발사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과학기술위성2호(STSAT-2)를 탑재한 나로호가 지난 19일 발사 중단 원인이었던 소프트웨어 오류 수정을 마치고 발사대에 기립해 재발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나로호는 발사체와 연료공급선의 문제,기상이변 등 발사에 걸림돌이 될 만한 갑작스러운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날 오후 오후 5시를 전후해 우주로 쏘아올려진다. 정확한 발사시각은 한 · 러비행시험위원회의 최종 점검을 거쳐 당일 오후 1시30분께 확정된다.

◆이번에는 발사 성공할까

카운트다운 7분56초를 남기고 발사를 중단,일곱번째 발사가 연기됐던 나로호의 발사가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나로호는 지난 19일 발사가 중단된 직후 연료와 산화제를 빼냈고 20일에는 발사대에서 분리해 조립동으로 옮겨졌다. 발사 중단 원인은 1단 발사체 내부의 각종 밸브를 작동시키는 헬륨 고압탱크에서 발생한 압력 변화를 자동 시퀀스가 오류로 인식하면서 발사를 자동으로 중지시켰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고압탱크는 아주 조금씩 압력이 변화하는데 자동시퀀스 소프트웨어에 이에 대한 허용 수치를 너무 좁게 설정함으로써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게 항우연의 설명이다.

교과부와 항우연은 발사 중단의 원인이 사소한 문제였다고 설명하고 발사 중단 6일 만인 25일을 재발사일로 잡았다. 이에 따라 지난 23일 나로호를 다시 조립동에서 빼내 발사대에 설치하고 1차 발사 때와 같은 순서로 발사 준비 과정에 돌입했다.

◆발사 1초 남기고 중단되기도

발사 당일 나로우주센터는 오전부터 발사운용을 시작해 발사 4시간 전 최종 발사시각을 확정하고 2시간 전부터 연료 주입에 들어간다.

발사시각은 우주 공간에서 태양열을 잘 받을 수 있는 오후 5시 전후.최종 발사 명령은 발사 20분 전에 내려진다. 이후 발사 900초 자동 카운트다운에 들어가 발사 3.8초 전에 1단 엔진이 점화하고 추력이 142t에 도달하면 나로호는 불꽃을 내뿜으며 이륙한다. 목표궤도인 고도 300여㎞ 상공에 도달하는 540초 시점에서 과학기술위성 2호가 분리된다.

발사 성공 여부는 데이터 분석작업을 거쳐 발사 40분 뒤 공식 발표된다. 과학기술위성 2호와 대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지상국과의 첫 교신은 발사 후 12~13시간 뒤인 26일 새벽에 이뤄질 것으로 항우연은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발사 중지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로켓은 작은 오류 하나가 발사를 중단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재발사 시도도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 2001년 3월28일 인도의 GSLV는 자동제어시스템이 부스터 액체엔진의 오동작을 감지해 발사 1초 전에 중단된 사례도 있다. 특히 나로호는 1단 발사체를 개발한 러시아에서조차 처음 쏘아보는 신형 로켓이기 때문에 발사체 및 관련 소프트웨어의 오류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지적이다. 이런 이유로 나로호가 일단 발사에 성공하더라도 목표 궤도에 정상적으로 오를 지 확신할 수 없다.

외나로도(고흥)=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