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 고객센터 상담원 김현민씨(30 · 여)는 졸음이 쏟아지는 오후가 되면 '남이섬'에 들른다. 남이섬은 현대홈쇼핑이 지난달 콜센터 상담원들을 위해 만든 산소방.한쪽 벽면을 숲속 이미지로 꾸몄고 산소발생기 5대,대형 공기청정기 2대를 설치해 산소 농도를 남이섬 숲속과 같은 21.3%로 맞췄다. 안마의자,음악감상 코너,간이카페 등도 설치했고 방 전체엔 시냇물 소리가 은은하게 울린다.

홈쇼핑 업체들이 1인당 하루 200여통의 전화를 받고 거는 홈쇼핑업체의 콜센터 상담원들의 '기분 맞추기'에 나섰다. 상담원들이 단순한 주문전화뿐 아니라 AS,마케팅,기업 이미지까지 담당하는 대고객 최접점임을 재인식했기 때문.이들에 대한 투자가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매출 증대로도 이어진다는 점에서 근무환경 개선,복리후생,인간적 관심과 동기부여를 강화하고 있다.

우선 홈쇼핑 업체마다 쾌적한 휴식공간은 기본이다. 스트레스가 많고 목을 혹사하는 상담원들이 제대로 쉴 수 있도록 휴게실에 안락한 쇼파,목마사지기,안마기 등을 갖췄고 간단한 운동을 할 수 있게 해놨다.

세심한 배려도 많아졌다. 농수산홈쇼핑은 여성 상담원들이 근무하는 목동 사옥 4층에 남자 화장실을 없애고 여자 화장실 면적을 넓혔다. CJ오쇼핑은 연간 2회 '템플 스테이'에다 정신과 전문의 초청 강연을 수시로 연다. 롯데홈쇼핑은 아이를 가진 상담원 50여명의 가정에 고객센터와 똑같은 부스를 설치해 재택근무도 하게 한다. GS홈쇼핑은 올 여름 초 · 중 · 말복에 상담원들을 위해 수박 파티를 벌였다.

박경택 현대홈쇼핑 고객만족사업부장은 "홈쇼핑의 이미지 구축은 사실 콜센터 상담원들에게 달려 있다"며 "훌륭한 서비스를 위해선 사장실보다 더 좋은 근무환경에서 편하고 안정적인 상태로 근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