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자영업 창업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시작합니다. 특히 먹거리를 제공하는 외식업의 경우 전문성이 없어도 문만 열면 웬만큼 굴러갈 것이란 안이한 자세는 실패를 불러오는 원인이 됩니다. "

아라이 미치나리 ㈜K&J 대표(49)는 "자영업을 시작할 때 가장 쉽게 손대는 것이 외식업이지만 개업 후 성공 확률은 10%도 안 된다"며 "20여년간의 경험으로 볼 때 한국에서 외식업 창업으로 성공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외식업으로 성공하려면 점주가 음식에 대한 노하우를 몸에 익혀야 하고,철저한 시장 조사와 상권 분석을 한 뒤 오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아라이 대표는 1982년 처음 한국을 여행한 뒤 27년간 양국을 오가면서 공부하고 비즈니스를 해온 지한파 외식유통 컨설턴트다. 도카이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했고 서울로 유학해 연세대 경제학과에 89학번으로 다시 입학해 졸업했다. 일본에서 8년간 외식업체에 몸담았으며,일본의 유명 외식 컨설팅업체인 OGM 한국지사장으로 근무한 뒤 올 상반기 서울 강남에 외식 · 유통컨설팅 전문업체인 ㈜K&J를 설립했다. 일본에도 'ART Planning'을 설립해 한 달에 절반씩 양국에 머물며 한 · 일 관련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한 · 일 양국의 유통현장에서 20여년간 일해온 아라이 대표는 최근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골목상권 진출과 관련,"일본의 경험으로 보면 소비시장에서 법적인 규제로 중소업자를 도우려는 방식은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며 "제도적인 규제에 앞서 대기업들은 사회 안정에 책임을 가진 파워집단이란 입장에서 자율적으로 진출을 억제해야 하며,재래시장이나 중소 상인들은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야 살아 남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영업이나 재래시장 상인들이 대형마트와 경쟁해 살아남으려면 시장 자체를 '관광상품'으로 만들거나 전통의 맛을 살리는 등 차별화된 이미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라이 대표는 한국 외식업체들의 일본시장 진출에 대해선 "일본인들 사이에 한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실제 사업에 성공하려면 '일본인'은 '한국인'과 다르다는 인식 아래 '일본화'된 메뉴와 운영 시스템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인을 부인으로 둔 아라이 대표는 "양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비즈니스 정보는 물론 문화를 소개하는 전령 역할을 맡고 싶다"며 "양국간 소통에 관심있는 한국인을 파트너로 영입하고 싶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