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상쾌한 아침, 소설책 165페이지,로맨틱 가이,달콤한 첫 키스….'

얼핏 영화 제목일까 싶지만 모두 ㈜윤디자인연구소(대표 편석훈 www.yoondesign.com)가 최근 선보인 한글서체의 이름들이다. 편석훈 대표가 "사람들의 감성을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서체 그 이상의 역할을 추구한다"고 밝힌 서체 비전이 고스란히 와 닿는다.

올 초에는 아예 감성적 서체만을 전담 개발하는 자회사 '엉뚱상상(www.ddungsang.com)'을 설립했다. 세련된 손 글씨체 개발과 네이밍에 주력하고 스타 관련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트렌드를 따라 블로그 마케팅도 도입했다.

편 대표는 "과거에 서체는 단순히 사람의 말을 종이에 옮기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지만 앞으로 미디어용 한글서체는 하나의 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1989년 설립 때부터 지금껏 단 한번도 '국내 최다 본문 및 디자인용 서체 보유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은 적이 없다. 또한 업계 톱으로서 새로 추진하는 사업마다 그대로 '최초'가 되기도 했다. 국내 지자체 최초의 전용 글씨체 '서울서체'와 은행권 최초 전용서체인 하나금융그룹의 '하나체'가 그 예다. 2001년에는 국내 디자인회사로는 최초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기도 했다.

얼마 전 부터는 한국문화 콘텐츠 보급의 일환으로 유럽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편 대표는 "민화와 한글 자소를 이용해 동양적인 이미지를 상품화할 것"이라며 "샘플작업에서도 만족스런 결과가 나와 사업 추진에 더욱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