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내 아이 먹거리,품질 좋으면 비싸도 상관없다!”

자녀를 향한 엄마들의 ‘내리사랑’은 얼마나 큰 것일까? 국내 유명 식품회사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엄마들 열명 중 아홉명이 “내 아이 먹을 것은 아무리 비싸도 안전하고 좋은 것을 먹이겠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또 최근 불황에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육아·교육비는 절대로 줄이지 않겠다”고 답한 엄마들이 열명 중 네명이었다.

19일 CJ제일제당 통합브랜드 사이트인 ‘CJ온마트(www.cjonmart.co.kr)’가 자녀를 둔 기혼여성 36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우리 아이가 먹을 음식이라면 가격이 더 비싸도 믿고 먹일 수 있는 식료품을 살 의향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92.8%인 3433명이 ‘그렇다’고 답했다.또 ‘믿고 먹일 수 있는 좋은 품질의 식료품이라면 최대 몇 %이상 비싸도 감내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기존 식품보다 20~30% 정도 비싸도 사겠다’는 대답이 39.9%(1475명)으로 가장 많았다.

주부들은 또 불황으로 가계가 쪼들려도 ‘육아·교육비 만큼은 지출을 줄이지 않겠다’(41.3%)고 답했다.생활비 품목 중 가장 지출이 큰 품목 역시 육아·교육비(30.2%)였는데도 내 아이에게 들이는 돈만큼은 주머니 사정이 힘들어도 줄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반면 불황으로 가계가 쪼들릴 때 가장 먼저 줄이는 품목으로는 문화생활비(공연,도서구입,여행비용 등)기 26.2%로 1위,옷값은 21.5%로 2위에 각각 올랐다.

식료품을 살 때 가장 염두에 두는 점으론 ‘안전성’(식품안전,친환경이나 유기농 제품 등)이 36.5%로 ‘합리적인 가격’(23.4%)이나 ‘맛’(19.0%)을 제치고 제일 많이 꼽혔다.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최근 크다는 것을 방증한 셈이다.특히 같은 질문을 자녀가 먹을 식료품을 살 때로 한정시켜 물었을 때는 ‘안전성을 가장 염두에 두겠다’는 대답이 52.8%로 껑충 뛰어 자녀 먹거리에 대한 엄마들의 기대치와 요구수준이 매우 높음을 반영했다.

식품업계는 이같은 ‘엄마 소비자’들의 구매파워를 주목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오리온의 ‘닥터유’나 ‘마켓오’,롯데제과의 ‘마더스핑거’,해태제과의 ‘슈퍼푸드클럽’ 등 프리미엄급 재료를 쓴 과자들이 ‘내 아이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과자’라는 마케팅 전략으로 높은 매출 신장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풀무원에서는 최근 ‘우리아이’라는 어린이 전용식 브랜드를 출시하고 떠먹는 두부와 생라면,떡볶이 등 10종의 식사대용식과 영양간식을 출시했다.이밖에 라면이나 소금,홍삼 등에서도 어린이 전용 제품이 나오는 등 ‘키즈푸드’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CJ제일제당은 국산 원료 제품이나 친환경 제품군을 확충해 엄마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대표적인 것이 우리밀과 유기농 제품 라인이다.CJ는 최근 국내 밀가루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유기가공식품’ 인증을 받았다.유기농 밀가루 시장은 2007년 6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한해 13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일반 밀가루 제품의 4~5배 정도 되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2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우리밀 제품도 강화하고 있다.지난해 일반 소비자용 우리밀 밀가루, 업소용 대용량 우리밀 제품 등 6종류의 우리밀 제품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 우리밀 핫케익믹스, 우리밀 부침가루, 우리밀 튀김가루 등 등의 신제품도 내놓아 우리밀 제품을 확충했다.홍상혁 프리믹스 담당 부장은 “우리밀 핫케익믹스와 초코칩 핫케익믹스가 동시에 신제품으로 나왔지만 우리밀 제품이 초코칩보다 두 배 가량 잘 팔릴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고 밝혔다.

최진석 기자 isrk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