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에도 자체 상표(PB · private brand) 바람이 불고 있다. 고객들이 고급 이미지를 선호해 호텔 PB상품을 많이 찾는 데다 호텔들도 새 수익모델로 자체 로고를 넣은 인형,가방,티셔츠 등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서울 광장동 W호텔 1층 'W 더 스토어'에선 호텔 로고가 들어간 다이어리,머그컵,스노글로브,음악CD 등 20여가지 제품을 판다. 또 'I W Seoul' 티셔츠(2만2000원 · 이하 세금포함)와 '퓨마 윔피인형'(3만3000원) 등 판매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관계자는 "아기용 숙박 패키지 고객에게 선물로 주던 배냇저고리(이하 6만6000원)와 신생아복도 입소문이 나면서 구입 문의가 늘어 판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라호텔은 자체 제작한 테디베어(레드,블루)를 서울과 제주 신라에서 판매한다. 가격은 크기에 따라 1만~3만원대다. 컬러가 독특해 어린이와 젊은 여성들이 선호한다. 제주 신라 관계자는 "평소 월 50개가량 팔리지만 크리스마스나 밸런타인데이에는 하루 200개가 나간다"고 말했다. 신라호텔이 운영하는 카페 '아티제'에선 다른 컬러의 테디베어를 팔고 있어 수집 마니아가 생길 정도다.

남산 그랜드 하얏트 호텔도 올초 강아지 인형(9000원)에 이어 지난 5월 키홀더(9000원)를 출시했다. 이종국 구매부 과장은 "본래 패키지 고객 선물용으로 만든 것인데 같은 물건도 호텔 로고가 붙으면 고급스러워 보이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호텔 PB상품 가운데 한류 특수를 누리는 품목도 있다.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은 올 들어 '티 트레이 세트'(9만원)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배가량 늘었다. 이 세트는 플레이트(쟁반),커피잔 세트,주전자,스낵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호웅 식음본부장은 "호텔에서 촬영한 '스타의 연인'과 같은 드라마가 일본에 방영되면서 티 트레이 세트를 사가는 일본인 관광객이 내국인보다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 호텔은 셰프 · 벨보이 · 산타 · 한복 등의 복장을 한 총 12종의 강아지 캐릭터 인형도 선보일 예정이다.

호텔인 만큼 침구류 판매도 활발하다. 반포동 JW 메리어트 호텔은 객실에 비치한 것과 동일한 목욕가운,베개 · 침대시트,타월 등을 판매한다. 이수정 홍보팀 차장은 "2~3년 전만 해도 신혼부부들이 기념삼아 목욕가운을 사가는 정도였지만 요즘엔 실용성 있는 타월이 인기여서 핸드타월부터 샤워타월까지 크기별로 구색을 갖췄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