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는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준비가 돼있습니다.”

멜리사 리(43·한국명 이지연) 뉴질랜드 국회의원은 11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주한뉴질랜드상공회의소 초청으로 열린 오찬포럼에서 뉴질랜드도 양국간 FTA 추진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오는 9월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리는 2차 FTA 협상에서 한국 사절단을 환영할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다”면서 “호주보다 빠르게 한국과 FTA를 체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계 첫 뉴질랜드 국회의원인 그는 지난 2008년 집권 국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이후 현재 국회 법사위,상공위,방통위 등에서 일하고 있다.리 의원은 초등학교 5학년때 가라테 사범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말레이시아로 떠난 이후 1988년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다.그는 뉴질랜드 국영방송 TVNZ 등에서 기자와 앵커로 일하다 1996년 직접 ‘아시아 비전’이란 회사를 차리고 프로듀서 및 진행자로 활동해왔다.

그는 “뉴질랜드의 한국 이민자들은 변호사 회계사 건축가 등 다양한 직종에 진출하고 있다”면서 “중국인들은 지난 1996년 이민온 지 130여년만에 국회의원을 배출했는데 한국인은 30여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또 “뉴질랜드 정부는 이민 활성화를 위해 이민자의 투자자금 상한선과 영어 실력 기준을 크게 낮췄다”며 “경제 회복 방안중 하나로 능력있는 외국인들의 비즈니스 이민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아울러 “뉴질랜드 사람들에게 한국의 첨단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가족간의 긴밀한 관계는 꼭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라고 리 의원은 밝혔다.

리 의원은 한국 정치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긴 하지만 뉴질랜드 국회의원에게 한국 국회의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그러면 타산지석으로 서로 다투지 않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