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카자흐스탄 현지은행 BCC(Bank Center Credit)에 대한 투자 규모를 당초 예정보다 2억달러 축소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2011년 3월까지 BCC 지분 20%가량을 추가 매입해 50.1%를 확보하려는 당초 계획을 수정해 40.1%만 갖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신 월드뱅크 산하 국제금융공사(IFC)가 BCC 지분 10%를 보유토록 하는 방안을 IFC BCC 등과 협의 중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3월 BCC 지분 50.1%를 10억달러에 매입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과 12월에 각각 23%와 7.5% 등 모두 30.5%를 인수했다. 잔여지분 19.6%는 2011년 3월까지 국민은행이 단독으로 사들이기로 했었다.

국민은행은 그러나 IFC가 BCC에 대한 지분참여를 꾸준히 희망해 공동투자로 바꾸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IFC가 국민은행과 함께 투자에 참여할 경우 국민은행 및 BCC의 신뢰도가 높아져 영업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IFC는 지분 10%를 확보하게 되면 8500만달러의 지원을 통해 BCC의 부실채권비율을 낮출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라 투자 위험을 관리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도 이 같은 결정의 배경으로 알려졌다. BCC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카자흐스탄 경제가 어려워지자 연체율이 높아지고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실제 연체율은 본계약 체결 당시 1% 수준에서 최근 4%안팎까지 높아졌으며 주가는 60% 이상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담보가 취약해진 결과다. 국민은행은 그러나 BBC의 연체율이 카자흐스탄 상위 5대 은행 평균보다는 양호한 편이며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면서 연체율은 하락 추세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또 장기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목적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주가 하락에 개의치 않고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것이 국민은행의 입장이다.

국민은행은 당초보다 투자 규모를 줄이긴 하겠지만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국민은행이 2011년 이후 40% 이상의 지분을 갖는 데다 10% 지분을 보유하게 될 IFC가 우호세력이라는 설명이다. 국민은행은 이러한 판단에 따라 현재 BCC에 재무담당 및 리스크담당 임원을 파견해 놓았으며 국민은행의 전산시스템,영업노하우 등을 전수 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국민은행의 지분율이 낮아지게 되면 BCC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이 어려워지게 되며 장기적으론 BCC로부터 발을 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은 BCC 인수전략은 변함이 없으며 이 같은 관측은 근거 없다고 일축했다.

강동균/유승호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