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산업 이슈와 관련 기업을 전해드리는 '김호성 기자의 IT나침반' 시간입니다. 독일 게임쇼에 출장을 다녀왔죠. 어땠습니까? 미국의 E3, 일본 도쿄게임쇼와 함께 세계 3대 게임쇼중 하나인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GCO'에 다녀왔습니다. 역시 한국이 온라인 게임 강국이라는걸 느낄수 있었습니다. 퍼블리싱 회사들이라고 하죠. 게임 판매권을 사다가 서비스하는 회사들을 말하는데, 유럽 퍼블리싱 회사들이 국내 게임에 대한 관심이 참 많았습니다. NHN의 한게임을 비롯해 넥슨, 엔씨소프트, 조이맥스, 라이브플렉스 등 국내 19개 게임사들이 나가서 자사의 게임 홍보도 하고 유럽 퍼블리싱 회사들과의 마케팅 상담도 진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했습니다. 국내 게임사들의 해외 진출 또한 IT이슈 중 하나인데 이번 게임쇼 참가를 통해 좋은 결과를 발표하길 바랍니다. 오늘 한국과 인도간 자유무역협정을 공식 서명하죠? 한국과 인도가 자유무역협정을 선언합니다. 미국과 유럽과 맺을때는 FTA라고 표현하는데 인도는 해회 기업에 대한 개방을 꺼리는 인도 국민 정서 때문인지 FTA라는 표현대신 CEPA(포괄적경제협력)라는 표현을 하는데요. 표현은 다르지만 똑같은 FTA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산업에 미치는 영향으로 볼 것 같으면 수출면에서는 한국기업들은 일단 자동차 부품을 인도에 수출할 때 인도 정부에 내야 하는 수출관세가 사라지고, 수입면에서는 한국의 석유화학 기업들이 인도로부터 나프타 등 원재료를 수입할 때 한국정부에 내야 하는 수입관세도 철폐됩니다. IT 분야에 대해서는 일단 WTO 국가간 통신조약인 ITA에 따라 기존부터 무관세였기 때문에 변동이 없다고 외교통상부가 발표를 했는데요. 그러나 좀 더 살펴보면 셋톱박스 그리고 VDLS과 같은 초고속인터넷장비는 이번 CEPA 선언으로 인해 수출여건이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취재됩니다. 일단 무관세였는데 어떻게 수출 여건이 개선이 됐다는 건지 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기업을 일례로 들어 설명을 드리면 이해가 빠르실것 같습니다. 이번 CEPA선언으로 인해 수혜를 입을것으로 분석이 되는 대표적인 기업이 국내 셋톱박스 제조사 '현대디지탈텍'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천억원 매출 가운데 인도 수출이 50%에 이릅니다. 국내 휴맥스, 홈캐스트 등 다른 셋톱박스들이 주로 미국이나 유럽을 공략해 왔습니다. 그러나 현대디지탈텍은 인도를 집중 공략해 왔고 특히 인도에서는 한국내 삼성전자와 비교할 수 있는 IT 기업이자 최대 방송서비스업체인 '릴라이언스(RELIANCE)사'에 10년간 셋톱박스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인도내 입지를 다져왔습니다. 그런데 현대디지탈텍에 따르면 그 동안은 WTO 조약으로 수출시에는 무관세이긴 하지만 이를 '릴라이언스사'가 수입할 때는 세금을 인도정부에 납부해 왔습니다. 세금 부과율이 무려 12.5%였는데요. 실제 세금을 내는 곳은 '릴라이언스사'이었지만 이 금액만큼 현대디지탈텍이 공급하는 단가를 낮춰야 하는게 공급업체와 장비 발주업체의 관계입니다. 예를 들어 릴라이언스사가 100억원 규모의 셋톱박스가 필요할때는 세금 12.5%에 해당되는 12억5천만원만큼 단가를 깎은 87억5천만원에 맞춰서 현대디지탈텍은 공급을 해 왔습니다. 현대디지탈텍의 지난해 인도매출이 500억원이었으니까 수입관세에 따른 셋톱박스 단가 인하는 대략 62억5천만원으로 추정할수 있겠죠. 그러나 이번 CEPA 선언으로 앞으로는 릴라이언스가 수입관세를 인도정부에 납부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앞으로 현대디지탈텍이 인도에 셋톱박스를 수출할 때 지난해 매출액 기준이라면 말씀드린대로 62억5천만원의 가격경쟁력이 생기거나 또는 단가 인상을 통해 현대디지탈텍의 이익률이 높아진다는게 회사의 설명입니다. 즉 가격경쟁력이 강화되면서 매출이 늘거나 또는 같은 금액만큼을 팔더라도 마진을 더 취할 수 있다는건데요. CEPA 선언으로 현대디지탈텍은 두 가지 방법 모두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WTO 조약상 무관세라고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회사가 세금면에서 부담했던 부분이 상당히 높았고 자유무역협정이 공식 선언된 이후에는 이 부담이 해소되면서 수출 여건이 긍정적으로 변화된다는 말씀인데, 세금 이외에 인도의 통신장비 수출 여건은 어떻습니까? 인도의 통신장비 수요가 어떤지에 대한 질문인것 같은데요. 사실 이번 CEPA 선언이 통신장비 회사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는 이유는 인도정부가 올해부터 오는 2012년까지 인터넷망 고도화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망고도화 사업에는 통신장비 수요가 필수적으로 동반되는데요. 이번 CEPA 선언으로 기존 12.5%의 관세가 사라지게 될 경우 수출 시장도 열리고 수출 여건도 개선되는 이중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대디지탈텍은 인도의 인터넷망이 고도화되면서 활성화 되는 인터넷망을 이용한 방송 이른바 IPTV에도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현대디지탈텍이 셋톱박스를 주로 공급해 왔던 '릴라이언스사' 역시 IPTV 사업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에 다르면 릴라이언스사의 계열사 가운데 과연 어느 곳이 이 IPTV 사업을 맡을 건지를 놓고 서로 경쟁하고 있으며 사업구도가 정리되는대로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하는데요. 릴라이언스사가 IPTV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기대되는 시장이 IPTV용 셋톱박스 입니다. 현대디지탈텍은 이 사업을 위해 국내 IPTV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와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현대디지탈텍이 SK브로드밴드의 IPTV 용 셋톱박스 주력 공급업체 가운데 하나입니다. 릴라이언스사가 하반기에는 IPTV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요, IPTV용 셋톱박스는 현대디지탈텍이, 그리고 관련 인프라와 서비스는 SK브로드밴드가 파트너를 이뤄 이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또 릴라이언스사 이외에 '썬TV'라는 인도내 케이블 사업자도 있는데요. 인도내 입지가 강화되면서 현대디지탈텍이 공급처를 다변화시키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는데, 썬TV에 상반기에 소량 공급을 시작했고 하반기에는 수출여건이 개선되면서 공급량이 상당폭 늘어나지 않을까 전망됩니다. 현대디지탈텍은 매출 가운데 인도 수출 비중이 지난해 50%에서 올해는 60%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총매출은 지난해보다 40% 가량 성장한 1천400억원을 예상하고 이익은 40억원으로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최근 국내 IPTV 투자도 다시 활성화 되면서 올해 매출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회사는 예상합니다. 그동안 SK브로드밴드의 IPTV 투자가 늦어지면서 셋톱박스 주력 공급업체인 현대디지탈텍의 국내 사업 전망은 불투명했습니다. 그러나 통신장비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이 올해내 50만 가입자를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IP셋톱박스 역시 50만대 정도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가운데 20만대 정도를 현대디지탈텍이 공급할 것으로 회사는 예상했습니다. 대당 가격을 12만원 정도 잡으면 대략 240억원의매출이 발생하는 셈이니까 인도 수출과 더불에 국내 사업도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셋톱박스를 일례로 들어보니 수입관세가 없어지는데다가 인도 정부의 인터넷망 고도화사업이라는 두가지 호재가 겹쳐 있어 국내 셋톱박스 회사들 참 좋은 여건을 맞이했다는 생각이드는데요. 셋톱박스 이외 통신장비 회사들도 인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구요. 다산네트웍스를 비롯한 국내 ADSL, VDSL 장비 회사들이 인도 수출을 해 왔습니다. 이런 회사들은 사실 10년전 국내 초고속 인터넷 구축이 활성화되면서 성장한 회사들인데요. VDSL 공급이 국내에서는 이제 포화된 상황이지만 인도정부의 IT인프라 고도화 작업과 더불어 이런 장비들의 수요가 앞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 통신장비 회사들의 인도 사업도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초고속인터넷 장비 역시 10% 이상의 수입관세를 인도 BSNL과 같은 기간통신사업자들이 국내 장비업체들에게 부담해 왔다는 점에서 앞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산네트웍스의 경우는 G-PON이라고 하는 망 집선기인데 VDLS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고가 장비입니다. 이런 고가 장비까지 인도 주요 통신사업자들에게 9월경 수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데 앞으로 인도수출 여건이 개선되면서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호성기자 hs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