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논술 기출문제 풀이] 동국대학교 2010학년도 모의 논술 B형 문제 풀이(下)
쿤의 과학사 서술에서 중심을 이루는 개념은 <패러다임>이다.

패러다임은 어떤 과학자 사회의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믿음,가치,기법이라 할 수 있다.

곧 패러다임은 어떤 과학학파에 정합성을 주는 모형이다.

패러다임에 바탕을 둔 연구를 <정상과학>이라 한다.

패러다임이 있기 전의 과학은 학설이 분분해 어지럽기 짝이 없다.

일단 패러다임이 확립되면 이 난맥상이 정리된다.

그러나 정상과학은 완성된 과학이 아니다.

남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일종의 소탕작전이 필요하게 되는데 이것이 이른바 <수수께끼 풀이>이다.

그것은 패러다임을 다듬고 명세화하는 작업으로서 사실 수집,기구 사용,상수 결정,이론의 정식화 따위가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정상과학은 점점 확고해진다 (중략).

그리하여 낡은 과학은 무너지고 새 패러다임이 과학자들의 집단적 개종과 충성을 얻어 득세하면 새로운 패러다임에 바탕을 둔 새로운 정상과학이 성립한다.

이것이 <과학혁명>이다.

In science,novelty emerges only with difficulty,manifested by resistance,against a background provided by expectation.

Initially,only the anticipated and usual are experienced even under circumstances where anomaly is later to be observed,Further acquaintance,however,does result in awareness of something wrong or does relate the effect to something that has gone wrong before.

That awareness of anomaly opens a period in which conceptual categories are adjusted until the initially anomalous has become the anticipated.

At this point the discovery has been completed (중략).

The transition from a paradigm in crises to a new one from which a new tradition of normal science can emerge is far from a cumulative process,one achieved by an articulation or extension of the old paradigm.

Rather it is a reconstruction of the field from new fundamentals,a reconstruction that changes some of the field’s most elementary theoretical generalizations as well as many of its paradigm methods and applications.

- Thomas S.Kuhn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

변증법적 유물론의 첫 번째 원칙은 발전을 단순한 양적 증대로서가 아니라 양적 변화가 일정관계에서 근본적인 질적 변화로 전환하는 과정으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대립물의 모순과 투쟁의 법칙이다.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의 충돌에 의하여 새로운 발전,즉 낡은 질로부터 새로운 질로의 이행이 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부정의 부정 법칙이다.

부정의 부정은 단순한 부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부정을 통하여 고차의 긍정으로 높여지는 부정이다.

즉 양질 전환이나 발전이 이루어질 때 그 전 단계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적인 요소를 가지고 그 다음 단계로 간다는 것이다.

[문제 1] 제시문 [가]에서 설명하는 ‘정상과학’의 성립과정을 제시문 [나]를 이용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시오. <5~6줄(150∼200자),10점>

[문제 2] 제시문 [가]와 [나]에서 쿤이 제시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개과정을 제시문[다]와 비교 설명하시오. <10~12줄(350∼400자),20점>


⊙ 출제의도


동국대 문항은 2010학년도에서 A형과 마찬가지로 B형에서도 영어 제시문을 출제했다.

올해 영어 제시문을 실제 시험에서 반영하려는 확고한 의도로 파악된다.

다음회에 소개될 문제4번에도 역시 영어 제시문이 포함되어 있다.

영어지문의 출제는 당황스럽게 다가 올 수도 있지만,제시문 [가]와 [나]는 동일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글이므로 제시문 [가]를 통해 제시문 [나]의 내용이 어느 정도 유추 가능하다.

단순한 해석의 수준으로 따지더라도 어렵지 않은 수준이므로 충분히 독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패러다임의 구체적인 전개과정을 서술하기 위해서는 제시문 [나]를 제대로 이해해야만 한다.

즉, 기본적으로 영어지문에 대한 이해력을 평가하는 동시에 논리적 유추력을 검증해보려는 의도가 있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문제2는 다른 두 개의 지문에 등장하는 논리구조의 비교를 요구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두 개의 텍스트를 하나의 논리구조로 이해하는 능력을 평가해봄으로써 통합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는 능력을 측정하고자 한다.

논리구조의 비교이긴 하나 역시 공통점과 차이점을 중심으로 두 논리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날 수 있는 구조화에 신경써야 한다.

비교 문항에서 단순한 요약의 나열에 그쳐서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 논제 분석과 답안 작성의 방향


[문제 1] (1)제시문 [가]에서 설명하는 ‘정상과학’의 성립과정을 (2)제시문 [나]를 이용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시오. <5~6줄(150∼200자),10점>

☞ 제시문 [가]와 제시문 [나]의 번역본으로써,두 글은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

다만,‘정상과학’의 성립과정에 대해 제시문 [나]가 제시문 [가]에 비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따라서,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시문 [나]를 최대한 꼼꼼히 읽고 독해할 수 있어야 한다.

(1) 제시문 [가]와 ‘정상과학’의 성립과정

정상과학이란,패러다임에 바탕을 둔 연구를 뜻한다.

따라서,정상과학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패러다임이 있어야 한다.

패러다임이 존재하기 이전의 과학은 분분한 학설로 인해 어지럽지만,확고한 패러다임이 존재하게 되면 정상과학도 성립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이렇게 성립된 정상과학은 패러다임을 다듬는 작업을 통해 완성에 이르고 점점 확고해 질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새로운 정상과학이 성립하고 이를 과학혁명이라 칭하게 된다.

패러다임이 없는 과학 → 패러다임 확립 → 수수께끼 풀이 과정 → 정상과학의 확고해짐 →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상과학 성립=과학혁명

(2) 성립과정의 구체적인 설명

제시문 [나]는 제시문 [가]와 거의 동일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다만 제시문 [가]에 비해 보다 구체적으로 패러다임의 변화과정을 다루고 있다.

기존의 패러다임은 예상하거나 기대되지 않은 개념으로부터 도전받음으로 해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진보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은 기존 지식 체계의 도약과 확장을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함으로써,제시문 [가]에서 말하는 수수께끼 풀이를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구체적으로 설명하라는 것은 장황하게 길게 쓰라는 의미가 아니다.

따라서 그 과정을 단계화,논리화 하려는 구조가 필요하다.

논술에서는 논리적 구조, 분석적 구조가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이 문제에서도 구체적인 설명을 전달함에 있어 패러다임과 정상과학을 통한 혁명의 구조를 단계별로 특징화하여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 2] (1)제시문 [가]와 [나]에서 쿤이 제시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개과정을 (2)제시문 [다]와 비교 설명하시오.<10~12줄(350∼400자),20점>

☞ 제시문 [가]와 [나]에서 패러다임의 전개과정을 통해 드러내는 논리구조를 제시문 [다]에 적용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패러다임 전개의 각 단계가 변증법적 유물론의 원칙에 부합되는 내용이 있는지 밝힐 수 있어야 하고 어떻게 해서 각 단계가 부합되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각 개념에서 논리의 전개와 구성에 각별히 신경 써서 글을 읽어야 할 것이다.

또한 ‘비교하기’를 요구했으므로 일대일 대응관계 뿐만 아니라 둘의 관계에서 존재 가능한 차이점도 찾아낼 수 있다면 수준 높은 답안이 될 수 있다.

(1)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개과정

패러다임이 존재하지 않는 시기의 과학은 복잡하고 난해하다.

초반에는 이전에 선행되었던 환경을 기대한다.

하지만 그 기대에 반하는 도전을 받게 됨으로써,변화의 지식은 초반의 변화가 예측될 수 있을 때까지 조정된다.

패러다임의 위기에서 새로운 것으로의 변화는 이전 패러다임의 도약과 확장을 통해 실현된다.

(2) 제시문 [다]

변증법적 유물론의 원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 가지 원칙이 존재하는데,먼저는 발전을 볼 때 단순한 양적 증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질적 변화로 전환하는 과정으로 이해한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대립물의 모순과 투쟁을 통해 발전이 이루어진다고 보고,마지막으로 이전 것의 부정을 통해 보다 고차원적인 단계로 나아가되 무조건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요소를 가지고 나아간다는 점이다.

(3) 비교하기

정상과학의 성립과정으로 기존의 패러다임이 기대하지 않았거나 예상하지 못했던 도전을 받게 되는 과정은 제시문 [다]의 대립물의 모순과 투쟁의 법칙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사실 수집과 이론의 정식화 과정 등을 통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이 성립되는 과정 또한 양질 전환의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정상과학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전과 모순에서 자유로울 수 없듯이 끊임없는 부정의 부정을 통하여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제 3의 법칙과도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즉,기존의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는 모순의 등장은 곧이어 양의 축적으로 연결되고 스스로를 부정하게 되는 연속적인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 제시문 독해

▶ 제시문 [가]

정상과학의 성립과정에 관한 글이다.

정상과학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패러다임이 있어야 하는데,패러다임이 존재하기 이전의 과학은 분분한 학설로 인해 어지럽다.

하지만 확고한 패러다임이 존재하게 될 때 정상과학도 성립하게 된다.

이렇게 성립된 정상과학은 패러다임을 다듬는 작업을 통해 완성에 이른다.

▶ 제시문 [나]

과학에서의 새로운 개념은 저항으로써 분명해지고,예상되던 배경지식에 반하는 난해함과 함께 발생한다.

원래 예상되고 일상적인 지식들은 변칙이 발견되는 환경 아래에서 경험된다.

그러나 지식은 틀린 것과 예전에 틀렸던 지식들 간의 효과를 알려준다.

변칙을 아는 것은 개념적인 카테고리가 처음의 변칙적이었던 개념이 예상될 때 까지 조정되는 시기를 제공한다.

위기의 패러다임에서 새로운 것으로의 변화는 누적되는 과정과는 거리가 멀다.

그것은 도약과 확장을 통해 성취된다.

이것은 새로운 기본적 토대의 재구성이 아니라,많은 패러다임의 방법과 적용 같은 가장 기본적인 이론적 일반화를 변화시킨다.

▶ 제시문 [다]

변증법적 유물론의 세 가지 원칙을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발전을 단순한 양적 증대가 아닌 양적 변화가 근본적인 질적 변화로 전환하는 과정으로 본다는 것이다.

둘째는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의 충돌에 의해 발전은 성립된다는 법칙이다.

마지막은 부정의 부정 법칙으로써,그 이전 단계의 모든 요소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발전적인 요소를 인정하는 것이다.

김윤환 S·논술 선임연구원 pogara@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