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섭 하나금융지주 기업금융BU(비즈니스유닛)부회장은 "하반기에는 개인금융보다 기업금융 부문이 은행의 주요 수익원이 될 것"이라며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발굴해 우량자산을 늘리겠다"고 3일 밝혔다. 기업금융BU는 하나은행의 기업영업 그룹과 하나대투증권의 투자은행 부문을 결합한 조직이다.

임 부회장이 관심있게 지켜보는 시장은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된 자금 수요다. 임 부회장은 "기업 구조조정과 인수 · 합병과정에서 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많아질 것"이라며 "자산매각과 자금조달 등에 필요한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금융회사가 투자은행(IB)분야에 취약하다고 하지만 중소기업 구조조정에 참여할 정도의 역량은 갖고 있다"며 "상업은행(CB)과 투자은행을 결합한 한국형 CIB 모델을 창조하겠다"고 밝혔다.

임 부회장은 은행과 증권사의 기업금융 부문을 결합한 하나금융지주의 BU 체제가 강점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은 대출 이외에도 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 다양하다"며 "은행과 증권사로 나뉘어 있는 기존 체제로는 완결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은행과 증권사 등 개별 금융사의 유사한 기능을 통합,운영하는 하나금융지주의 매트릭스 체제가 강점을 갖는다는 설명이다.

임 부회장은 향후 기업금융의 발전 방향에 대해 '섀도(그림자)CFO'라는 개념을 내놓았다. 은행 직원이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버금갈 정도로 해당 기업의 재무상황을 꿰뚫고 있으면서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고객이 물어보면 답을 주는 데서 한걸음 나아가 고객이 물어오기 전에 해결책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업금융 업무를 발전시켜 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하나금융지주는 기업금융 부문의 결합효과를 높이기 위해 개인금융BU가 관장하던 외감법인 이상 중견기업 관련 업무를 기업금융BU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을 최근 단행했다.

은행과 증권사가 별도의 성과보상 체계를 적용할 경우 시너지가 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직원들에 대한 보상 체계도 개편했다. 예컨대 은행 직원이 증권사 관련 업무를 수주해 올 경우에도 일정한 성과급을 지급키로 해 은행과 증권사 직원이 조직이기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한 것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