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국민은행장이 임직원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스킨십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부행장과 본부장,부서장들과 격의 없는 토론회를 가지는가 하면 폭탄주를 돌리면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기(氣)를 북돋워 주는 등 친밀감 높이기에 나선 것.

강 행장은 지난 22일 경기 일산연수원에서 본부 부서장 69명을 초청해 자유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에서 강 행장과 부서장들은 7시간에 걸쳐 경영 전략 공유와 부서 간 의사 소통 활성화 방안 등을 놓고 난상 토론을 벌였다. 평소 예상치 못한 질문으로 부서장들을 쩔쩔매게 만들었던 강 행장은 이날은 주로 참석자들의 애로와 건의 사항을 듣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은행 관계자는 말했다.

강 행장은 "은행 경영에 부서장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며 "간부들도 자신들이 맡고 있는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항상 긍정적인 태도를 가져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행장은 토론회가 끝난 뒤에는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술을 따라주면서 포옹하고 마지막에는 부서장 전원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며 애창곡 '만남''무조건'등을 부르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강 행장은 앞서 지난달 말 본점 회의실에서 부행장 및 본부장 33명과 함께 워크숍을 마친 뒤 이들을 인근 중식당에 초청해 만찬을 했다. 이 자리에서도 직접 폭탄주를 제조해 돌리고 애창곡을 합창하는 등 임원들과 소통의 한마당을 가졌다. 만찬에 참여한 한 본부장은 "항상 엄격하고 절제된 모습만 보여 온 행장님이 저녁식사 자리에서 폭탄주를 돌리고 노래를 부른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며 "어렵기만 했던 행장님이 마치 집안의 '큰형님'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강 행장은 지난 24일에는 부행장들을 재차 저녁식사에 초대해 상반기에 보여준 노력에 감사하고 하반기에 더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강 행장은 앞으로도 간부들과 스킨십을 자주 갖고 일선 영업현장 직원들과의 대면 접촉도 늘려 나갈 계획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